헌특 단독운영 여부 놓고 한때 설왕설래 민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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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전두환 대통령은 11일 동력자원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연탄 등 에너지 가격문제에 언급, 『가격을 올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며 인상하지 않을 수 없는 불가피한 경우가 없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가격 인상요인을 기업체질 개선 등으로 흡수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
전대통령은 『에너지 절약은 저축과 마찬가지로 개인은 가계에 보탬이 되고 기업은 원가절감을 통해 국제경쟁력이 높아지며 국가로서도 그만큼 부강해지는 등 세가지 측면에서 효과가 있다』고 지적.
전대통령은 『금년과 내년은 우리 민족사의 향방을 가름하는 가장 중차대한 시기』 라고 강조하고 『우리가 정치적·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면서 이 기간동안 지금의 경제적 성장을 지속해 나간다면 90년대에는 틀림없이 선진국의 대열에 설 것』 이라고 전망.

<노 대표 발언해석에 혼선>
○…의원내각제 관철을 재다짐한 12일의 민정당 당직자 및 헌특간부 연석회의는 국회헌특 운영방침에 대한 노태우 대표위원의 발언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생겨 한때 옥신각신.
심명보 대변인은 이날 회의의 발언내용을 발표하면서 『여 대표가 국회헌특이 지금까지 만났다가는 헤어졌다는 모습만 비추어져서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었으니 앞으로는 실질논의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했다』고 설명.
이에 기자들이 그렇다면 국회헌특의 독자운영으로 해석해도 좋으냐고 질문하자 ,심대변인은 『신민당이 헌특에 들어오지 않더라도 민정당이 헌특을 운영할 수 있다는 시사로 볼 수 있다』고 대답.
그러나 이한동 총무는 『회의에서 노대표가 합의개헌 관철을 강조했는데 논리적으로도 단독운영이 말이 되느냐』며 『노대표의 발언은 야당이 헌특에 불참하더라도 지금처럼 흐지부지 끝내는 것이 아니라 참석한 사람끼리 어떤 얘기를 나누었다는 것을 알리자는 것이었다』 고 해명.
잠시 후 총무실에 올라온 심명보 대변인도 「독자운영」이라는 말은 한 적이 없다』 고 부인.

<배경과 의미파악에 골몰>
○…김대중· 김영삼씨의 13일 공동기자회견이 공식적으로는 83년 8·15를 기해 한국과 미국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한 이래 처음이라는 점에서 정가의 관심이 집중. 특히 두 사람의 회견내용 골자가 이미 이민우 총재가 제의했던 선택적 국민투표안을 다시 내놓는다는 점에서 그 배경과 의미파악에 골몰하는 모습들.
한 관계자는 『선택적 국민투표안을 이 시기에 새로 제의하는 것은 두 사람의 비중으로 미루어 그 제의효과가 그만큼 크며 아울러 교착정국을 대화에 의한 협상국면으로 이끌겠다는 방향제시로 볼 수 있다』고 해석.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두 사람의 회견이 「릴리」 주한 미대사와의 연쇄접촉 등 미측의 대한관심도가 점증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한다』 면서 『결국 이번 제안 역시 여권에서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란 계산아래 미측의 타협압력에 대해 쐐기를 박자는 의도일 것』이라고 풀이.
한편 이총재는 『당시 이 안을 내놓을 때 3자가 합의했었다』고 새로운 내용이 아님을 상기시키고 『강력히 재촉구하는 의미 이의엔 다른 뜻이 없다』고 해석.

<민정, 〃 일고의 가치 없다〃>
○…민정당은 김대중·김영삼씨가 선택적 국민투표를 공동기자 회견에서 다시 제의할 것이라는데 대해 부정적 반응.
이한동 총무는 『위헌인줄 잘 아는 두 김씨가 국민들에게 심정적으로 호소력이 있다고 다시 꺼내는 모양인데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비난.
심명보 대변인은『이민우 총재가 제의했을 때는 거부반응을 보이더니 이제 궁하니까…』라고 심드렁해 했고 대표위원 측근은 『노태우 대표가 이미 국회대표 연설에서 거부의사를 밝혀 물 건너간 일』 이라고 단정.
또 많은 의원들은 『최근 미국 측이 타협을 권유하니까 이를 모면하려는 술책에서 나온 꾀』라고 했는데 한 의원은 『여야가 극단적 대치상황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정치적 결단의 대상은 될 수 있을 것』 이라는 사견을 피력.

<의원폭행 노 총리에 항의>
○…신민당의 유제연 사무총장과 박찬종·김영배 의원은 12일 상오정부종합청사로 노신영 국무총리를 방문, 대전 성지원 의원 폭행사건과 2·7 추도집회봉쇄에 대해 강력항의.
노총리는 이에 대해 『국회의원이 폭행까지 당한다 는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데 동감한다』고 말하고 『모든 문제는 말로써 해결해야지 힘과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고 언급.
신민당 의원들은 『정부가 지난 84년부터 부랑인 수용시설에는 2백64억원, 정신요양시설에는 6백%억원을 지원했는데 정부재정 지원하에 인권침해가 자행되고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면서 『더우기 성지원에서는 우리 의원들이 폭행까지 당했는데 정부의 대책을 묻고 싶다』고 추궁.
노총리는 이에 대해 『신문에 보도된 내용과는 일부 다른 점이 있다고 해서 검찰로 하여금 철저히 조사토록 지시를 내렸다』고 말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만반의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대답.

<때 안좋다〃 기념식 생략>
○…신민당은 12일 2·12 총선 2주년을 맞아 성대한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박종철군. 추도식의 뒤끝인데다 최근의 정국흐름이 차분한 정리가 필요한 때라는 당내의 여론에 따라 기념식을 생략키로 결정.
이민우총재는 『창당 기념식도 지난 지 얼마 안되고 제헌부터 있었던 총선인데 유독 2· 12 총선만 거론하는 것도 바람직스럽지 않다』면서 『이번에는 그냥 2·12 총선의 중요성은 잊지 않는다는 선에서 넘어가기로 했다』고 설명.
김영삼 고문은『2·12 총선 2주년을 맞아 우리는 올해 안에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평화적 선거혁명을 이룩하여 문민정치를 실현하는 결의를 더욱 확고히 한다』고 강조
동교동계 의원모임인 민권회의 목요 정례모임에서 김대중씨는 『권력이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집권자도 생각해 왔고 그렇게 보는 국민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가 지나갔다』면서 『이 시대는 권력의 힘보다는 여론에 의해 좌우되는 민의의 시대이고 12대 국회 2년이 그것을 보여줬다』고 역설.

<〃국민기대 부응 못했다〃>
○…민정당 당직자들은 12일 2·12 총선 2주년을 맞아 정치가 제궤도를 밟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개탄과 함께 착잡한 표정들.
한 당직자는 『신민당은 제1야당으로 밀어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범야권내 「소수그룹」으로 전락했다』면서 『국민들도 이제는 신민당의 실상과 가능성에 크게 실망하고 있지 않겠느냐』고 유리하게 해석.
또 다른 당직자는 『민심을 놓고 아전인수격 해석에 여야가 매달러 아무 것도 이뤄 놓은 것이 없어 안타깝다』고 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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