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김병준 국무총리 지명을 사실상 철회하면서 다양한 인사들이 다음 카드로 부상하고 있다. 일단 전제는 차기 대선주자급은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장훈 중앙대 정치학과 교수는 “총리가 거국내각을 구성하게 될 가능성이 큰 만큼 공정한 위기관리자가 최선의 후보”라며 “본인이 차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주류인 친문 진영에선 고건 전 국무총리,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 등의 이름이 나온다. 특히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정국을 관리했던 고 전 총리는 여러 명의 사회원로가 문 전 대표에게 추천했다고 한다.
민주당 내 비문계열과 국민의당에서는 김종인 민주당 전 비대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 카드가 많이 거론된다. 다만 두 사람은 대선출마에 뜻을 두고 있는 데다 손 전 고문의 경우 최근 민주당을 탈당해 민주당이 동의할지가 변수다. 김 전 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거국내각 총리에 아무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대선주자급은 불출마 선언해야
공정한 위기관리자가 가장 적임”
새누리당에서도 후보자 이름이 나온다. 지난달 28일 정진석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을 독대했을 때 추천한 후보는 김병준 총리후보자 외에 김종인 전 대표, 손학규 전 고문, 진념 전 경제부총리, 전윤철 전 감사원장 등이었다고 한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나 김황식 전 총리의 이름도 나온다. 하지만 야당이 새누리당에 추천권을 넘기려 할 것 같지는 않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회의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동교동계 출신 인사(김성재 전 문광부 장관)를 총리 후보로 접촉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야당을 무시하고 우리 측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차세현·박유미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