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관우」신도 모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5월14일 아침8시, 황하기슭과 산꼭대기의 사원을 잇는 3백60개의 돌계단, 통칭 「신노」 는 이미 참배인파로 붐볐다. 신노가 끝난 근처에서부터 53개의 사원건물이 널려있다. 진무대제의 묘는 가장 안쪽 구석에 있었다. 제례는 진무대제의 탄생일을 축하하는것.
8시20분, 요란스런 폭죽소리, 차르엘라(날라리)·징·북을 앞장세우고 제물을 방든 행렬이 부산하게 경내로 들어섰다.
상공이라 하여 대제에게 식사를 바치는 의식의 시작이다. 도사의 축문 낭독 뒤에 묘앞에 좌우로 늘어선 일행은 도사에게서 제물을 받아 머리에 이고 릴레이식으로 신전 앞 제상에 나른다. 제고=꽃·과물·선향·경목·빵같은 것, 은종이 그릇 등등. 사원의 정식 의식뒤에도 제물을 바치는 신도들이 있었다.
그 묘의 중앙에는 유리상자 속에 높이 3m남짓의 거대한 진무대제 동상이 있었다. 머리카락은 산발로 보이는데 허리에서부터 붉은 천으로 싸여있어 어떠한 형상인지 짐작할수 없다.좌우에는 분노의 표정을 띤 5체의 조상이 시립하고 있다. 지옥의 10왕일까. 도교에서는 지옥이 북방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제상 앞에서 도사들이 늘어선 신자들을 마주하고 대나무 조각이든 상자를 흔들고 있다. 한개의 대조각이 튀어나온다. 그 끝에 쓰인 숫자를 도사가 종이에 써서 신자에게 준다.
1회1각(한화 약24원). 몇번씩 심지를 뽑는 사람도 있다. 취재기자가 뽑은 번호는 19. 인파의 전진을 따라 건물을 나서자 별동에 접수처가 있는데 역시 붐빈다. 안에는 번호별로 인쇄한 종이가 무더기로 쌓여있고 번호를 쓴 종이와 점괘를 교환하도록 되어 있다.
점괘를 받아 펼쳐보니 첫머리에 <제십구간 대길 운행우시>라고 씌어 있었다. 안내인 임씨가 『아주 좋아요. 모든 소원이 성취됩니다』 하면서 자기 일처럼 눈이 빛난다. 점괘는 성의·모망·가택·혼인·실물·점병등 8개항목으로 나뉘어 그에 대응하여 칠언절구의 시같은 것이 씌어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