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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당, 급진개혁파 3명 제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중공은 학생들의 민주화운동의 이론적 지주로 알려진 중공과학기술대 방려지부학장등 3명을 중공당에서 제명하고 보수파의 중핵으로 알려진 당서기 등력군을 당중앙의 보도·선전·출판담당자로 재기용한 것으로 알려짐으로써 올가을에 개최될 13차 전당대회를 앞두고 중공당내 급진개혁파와 온건보수파가 단기적인 타협에 이르렀다.
제명된 방과 작가겸 평론가 왕야망·유빈안등 세사람은 양파타협의 속죄양이 된셈이다.
11일 현재 중공은 방등의 제명과 등재기용에 관한 공식발표를 하지않고 있으나 10일 신화사통신·광명일보·공인일보·농민일보·중국교육보·상해문회보등 중공의 각 매스컴들이 「부르좌 자유화」반대에 대한 논설등을 일제히 게재함으로써 지난해 12월 학생들의 민주화·자유화 시위가 발생한후 가장 많은 논평·논설이 쏟아졌다.
중공은 그동안 당기관지 인민일보를 통해 학생시위등에 대해 비교적 강력한 비판논조를 펴왔으나 실제로는 근로자들의 합세를 제지하는 선에서 온건한 대처방식을 써왔다.
중공당국의 당적제명이라는 강경조치는 83년말 고개를 들다가 초기에 좌절된 정신오염일소운동의 부활이라는 조짐이 아닌가하는 의구심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공내에는 개혁의 범위와 속도를 둘러싸고 등소평을 정점으로 조자양수상(경제개혁), 호요방총서기(사상·정치·당무개혁) 등을 중심으로 하는 급진개혁파와 사회주의적 계획경제를 중시하는 진운정치국 상무위원, 마르크스-레닌주의·모택동 사상을 강조하는 팽진전인대상무위원장(국회의장격), 이선념국가주석 등의 온건·보수파가 다소 이견을 보여왔다.
이번 학생시위는 기본전적으로 급진 개혁파의 큰 흐름과 맥을 같이하면서도 단기적으로 보수파의 대두라는 결과를 초래했으며 「등소평 이후의 체제」에 대해서도 미묘한 영향을 끼칠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격체제개혁에 따른 물가앙등이 근로자들을 자극한다는 점등에서 일부 개혁정책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은 있으나 이미 대다수 국민의 지지를 얻고있는 개혁과 개방의 큰 흐름은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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