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 神위해 순교했다" 후세인 육성 테이프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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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육성으로 보이는 녹음 테이프가 지난 29일 또 공개됐다. 아랍에미리트의 위성방송 알아라비야는 이날 최근 사살당한 후세인의 두 아들 우다이와 쿠사이의 죽음을 칭송한 후세인의 육성테이프를 9분간 방송했다. 지난 4월 9일 바그다드가 함락된 이래 후세인의 육성임을 주장하는 녹음 테이프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다섯번째다.

이 테이프는 "신을 위해 투쟁하는 모든 시민에게 영광스러운 소식을 전한다"며 "내 아들 우다이와 쿠사이, 쿠사이의 아들 무스타파가 신을 위해 순교했다"고 전했다.

테이프는 또 "이들은 정복자들의 온갖 공격에 맞서 미 전투기가 미사일을 발사할 때까지 6시간에 걸쳐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며 "신이 우리에게 영광스러운 순교의 길을 걷게 해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어 "나는 우다이와 쿠사이 외에 또 다른 1백명의 아들이 있더라도 똑같은 순교의 길을 걷도록 했을 것"이라며 이라크 국민에게 미군에 대한 성전(聖戰)과 저항을 촉구했다.

AP통신은 "두 아들의 죽음을 인정하는 후세인의 육성테이프가 공개됨에 따라 이라크인들은 이제까지 회의적으로 여겼던 우다이.쿠사이의 죽음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두바이.티크리트=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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