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산증인, 부산문학계 대부|소설·희곡등 60년간 작가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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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정초에 별세한 원로작가 이주홍씨는 우리문단의 산증인이자 부산문단의 대부였다.
29년 데뷔한 이래 8순 을넘긴 최근까지도 잠시도 붓을 놓지 않은 이씨는 60년가까운 작가생활을 통해 소설은 물론, 동화·동시·시·희곡·수필등 창작을 비롯, 중국고전의 번역에 이르기까지 여러부문에 걸쳐 다양하고 정력적인 작품활동을 해왔다.
뿐만아니라 『신소년』 『풍림』 『신세기』 등의 편집에도종사했으며 지난 66년에는『문학시대』를 창간, 부산문인들에게 작품발표의 광장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그의 소설은 노경에 접어들면서 더욱 원숙하고 인생관조의 깊이를 더해 역사적체험에 대한 통찰은 물론, 현실문제에 대한 직시, 인생제반문제에 대한 본질을 꿰뚫는 시각을 작품화하면서도 결코 격앙되지 않은 치밀하고 객관적인 묘사와 정확하고 세련된 문장으로 정평을얻었다.
특히 대표적인 단편 『승자의 미소』 『유기품』 등에서 보여지듯이 궁극적으로 누구나 지니고있는 인간의 어리석은 집념등을 풍자하거나 우리 사회가 안고있는 부조리를 자연스럽고 능숙한 리얼리즘수법으로 고발하는등 그의 작풍은 과장을 배제한 인간이나 집단의 내면세계를 사실적으로 풍자하는데 익숙한 것으로 평가됐다.
주요작품으로는 단편 『완패상』 『김노인』 『늙은 체조교사』 『불시착』, 중편 『어머니』 『아버지』가 있고 작품집으로는 『조춘』(56년) 『해변』(71) 『풍마』(74) 『어머니』(79) 『아버지』(82) 등을 발간했다.
49년부터 71년까지 부산수산대학에서 후진양성에도 힘썼던 그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정년퇴직이후 명예교수로 계속 출강했었다. <양헌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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