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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영남문화권의 중심지인 부산·대구에서는 70년대 후반부터 소집단 문화운동단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부산의 경우 「열린 시」·「포인트」·「가마골」·「하야로비」·「프로뮤지카」등 문학·미술·무용·음악·연극의 동인들이 30여개를 헤아리고 있다. 대구에서도「오늘의 시」 ·「우리무대」·「신조회」등이 활동하고 있다.
부산문화인들은 「토박이」란 종합문화무크지를 펴냈는데 이것은부산의 토박이들이 부산의 특수한 환경아래서 나름대로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의욕을 상징하고 있다.
지리적 여건에 의해 부산문화는 해양성의 리버럴함을 가지고있다. 시인 이윤택씨는 『문화예술의 소재에서도 해양을 다룬 것이 많지만 새로운 문화조류를 수용하는데서도 첨단의식·실험정신이 강하다』고 말하고 젊은 동인운동의 앞으로의 활동에 기대를 걸었다.
마산에서는 수출자유지역을 옆에 둔 도시의 특성을 살러 「마산문화」에서는 근로자의 글을 그대로 싣기도 했다. 마산·창원·진주권까지를 포함해서 산업과 근로문제에 대한 접근이 활발해질것이 예상된다.
대구에는 많은 대학이 있어 문화적 토양이 일찍부터 풍요로왔다. 최근 대구에서 여러 학문분야의 교수들이 모여「지방사회연구소」를 만들고 첫 심포지엄까지 연것은 그 잠재력을 과시한 것이다. 지역사회실태조사등이 앞으로 이들에 의해 이루어지면 지방의 학술단체가 전국적인 영향력을 가지는 첫 케이스로 기록될 것이다.
경북은 고도 경주를 중심한 신라문화의 유산이 많아 「신라문화선양회」가 보여주는 것처럼 신라문화 정신의 되살림을 위한 문화예술적 접근이 지방자치와 함께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북부지방인 안동일대는 하회탈놀이·차전놀이등 우리 민속문화의 보고다. 또 유교문화의 유산도많이 남아있어 민속·유교문화에 대한 조사·연구가 과제가 되고있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 부산·대구등 대도시에서는 문화행사·문화단체지원등에서 기존의 보수세력과 젊은 동인 중심의 새로운세력간에 갈등이 예상된다.
그러나 갈등을 통해 문화의 다양한 전개가 가능해질 것이다.
시인 이하석씨는 『지방자치체가되면 지역문화를 담당할 새로운지역단위 민간예술단체가 생겨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예술회관의 공사부진등 문화공간의 부족도 지방자치에 따른 문화적 관심의 증대로 해결될수 있을 것을 이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은 기대하고 있다.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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