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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술과 소화기병(4) 위와 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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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습관적인 음주는 위장관에 손상을 주게된다. 알콜은 식도의 운동을 억제할뿐만 아니라 식도와 위 사이를 막고 있는 괄약근을 약화시킨다. 그결과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게 되어 식도염을 일으킬수도 있다. 식도염으로 가슴속이 뻐근하고 출혈이 생기거나 협착이 오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흔한 것은 위의 손상이다. 위 속에는 위산이 소화액으로 분비된다. 위산은 강한 산성이므로 위벽을 손상시킬수 있지만 위의 점막에는 산의 침입을 막는 일종의 방어막이 형성되어 있어 서로 균형을 유지한다.
그러나 알콜은 위산의 분비를 촉진하면서 반대로 이러한 방어막을 부수는 작용이 있다. 방어벽이 무너지면 위산이 위점막을 뚫고 들어가 위벽에 손상을 줌으로써 위염이나 위궤양을 일으킨다.
농도가 강한 독주일수록 이러한 부작용은 더 크다.
인체실험상 급격히 술을 마신후 6시간이내에 위점막이 충혈되어 붓고 살점이 쉽게 떨어져 나갈 뿐 아니라 피하출혈이나 분비액이 증가되는 것이 내시경으로 확인됐다.
흔히 과음후 구역질이 난다든지 명치가 답답하고 부은것 같으며 뻐근한 통증이 있다든지 신트림이 자주 나며 쓰린것은 모두 이런 위염에 기인하는 증상이다. 심한 경우 위점막에서 출혈이 일어나 피를 토하거나 새까만 대변을 보기도한다. 과음후 헛구역질을 심히 하다가 위점막이 찢어져 대량 출혈을 하고 쇼크에 빠지는 수도 있다.
그러나 위염의 경과는 대부분 좋아서 술을 끊으면 1∼2일후 회복되는것이 보통이다. 과음후 숙취를 풀기위해 아스피린이나 드링크유혹은 코피같은 것을 마구 먹는 경우 위산 분바를 촉진하여 더욱 위염을 악화시킬수도 있다. 알콜을 계속 마시는 사람에게서 만성위염이동반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또 알콜 중독자들에게서는 소화성 궤양도 빈번하다.
다량의 알콜은 소장 점막에도 염증을 초래해 정상적인 기능을 파괴할수 있다. 즉 소장에서는 연동에 의해 장내용물을 대장으로 보내는데 알콜은 장운동을 행진시킬뿐만 아니라 소화효소의 분비를 억제하며 수분의 배설을 촉진함으로써 설사를 일으키게 한다.
과음후 배가 불쾌하면서 묽은 변을 보는것도 이 때문이다.
또 소장의 점막이 알콜로 손상되면 정상적인 수분·영양분이 섭취되지 않아 비타민이나 단백질 또는 탄수화물같은 영양분의 결핍이 초래될 위험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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