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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종교단체들 건전풍토 조성에 앞장|완교계 송년회 검소해졌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종교계의 검소한 송년회 풍조가 정착화하면서 낭비적인 호화판의 세속 망년회들에「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기독교 단체들은 지난 84년 신·구교의 선교 1백주년 및 2백주년을 보내면서 제기됐던 속물적인 물량주의 비판을 수용. 호텔 망년회등을 일소하고 종말논적 희망을 바라다보는 송년예배나 송년음악회·불우이웃 돕기등으로 한해를 마무리하는 모습들이다.
불교계 역시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 쌀과 연탄을 사주는 재포시를 베풀고 헐벗은 마음들을 따뜻이 감싸주는 자비행이 관례화 돼가고있다.
또 종교계의 송년회는 창립주년 행사나 세미나등의 막후 행사로 간소하게 자리를 마련, 새해 설계에 중점을 두는 미래지향적인 풍토를 조성해 나가고 있기도 하다.
이웃을 생각하고 자신을 반성하는 송년도임의 모범을 보인 올해의 대표적 종교단체는 민족종교와 나교단체들.
지난 14일 한국일보사 송현클럽에서 창립 10주년 기념행사겸 송년회를 가진 성균관 청년유도회(회장 이승무)는 기념행사의 한 프로그램으로 송년회를 가짐으르써 경비와 시간을 절약했다.
한국민족종교협의회(회장 한양원)는 27일 협의회 강당에서 갖는 정기 월례 강좌중에 송년다과회 시간을 마련한다.
대종교·대순진리회(증산교)·한얼교등의 민족종교 교단들도 비슷한 내용의 간소한 연회를 가질 예정.
이들 송년모임의 공통점은 새해 사업계획안을 예비적으로 의논하고 한햇동안 지나온 일들을 반성, 시항착오의 시정을 결의한다는 점이다.
천주교 서울불광동성당(주임 정의채신부)의 경우 31일 밤 송년 감사 미사를 갖고 새로운 희망으로 새해를 시작할 결의를 다진다.
불광동성당은 금년 송년행사로 바울로회를 발족,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 물질적 도움을 주면서 마음의 개혁을 이끌기도 했다. 하느님 나라의 도내를 고대하는 종말론적 희망을 갖고 대림절중에 발족한 바울로회는 불광동성당 금년 송년행사의 핵심.
이 모임은 앞으로도 계속 종파를 초월,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찾아 연대를 다지면서 연중무휴 물질적·정신적 나눔의 공동체를 형성해 나갈 계획이다.
천주교 서울교구청은 특별한 송년행사라는게 없으며 개신교의 경우 최대 교단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회(KNCC)조차 송년 모임이 없다.
장로교(통합) 서울한강교회는 송년회로 26일 하오6시3O분 자선음악회 「불우이웃을 위한 사랑의 밤」을 개최.
개신교의 크고 작은 많은 교회들은 청년부·여성부등이 앞장서 음악회·실내악 연주회등으로 송년모임을 대신한다.
물론 아직도 놀자판의 사치스런 호텔 송년모임등이 종교계 일각에 없진 않지만 검소하고 건전한 많은 종교단체들의 송년회가 낭비적인 세속사회의 망년회 풍조를 바로잡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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