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세계 최단 항공노선은 2.7㎞…이륙 1분, 비행 50초, 착륙 1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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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짧은 노선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민간 항공사인 로건에어가 보유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북쪽의 오크니 제도에 속한 섬, 웨스트레이와 파파 웨스트레이를 잇는 노선이다. 1967년 섬 주민을 위한 공공서비스 제공 의무에 따라 개설된 이래 약 50년간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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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가 공지한 스케줄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9시49분(현지시간) 웨스트레이를 이륙한 LOG353편은 9시51분에 파파 웨스트레이에 도착했다. 이착륙을 포함한 운항시간이 3분, 실제 비행하는 시간은 약 50초다. 운항 거리는 2.7㎞(약 1.7마일)다. 웬만한 공항의 활주로 길이에도 못 미친다. 비행기는 영국의 브리튼-노먼사의 ‘BN-2A 아일랜드’로 승객 8명을 태울 수 있다.

영국 웨스트레이~파파웨스트레이
8인승 비행기로 50년째 왕복

초미니 비행기는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왕복 운항한다. 웨스트레이 인구가 550명, 파파 웨스트레이 인구가 90명에 불과한데도 매일 뜨는 건 유적 때문이다. 파파 웨스트레이에는 기원전 3500년께 건축된 ‘냅 오브 하워(Knap of Howar)’가 있다. 고대 건축물 중 가장 복잡한 벽돌 구조를 가져 고고학적 가치가 크다. 이 답사를 위해 매일 학생과 교사들이 최단거리 노선의 승객이 되고 있는 것이다. 최단거리로 유명해지면서 관광객 사이에서도 명물이 됐다. 그러자 노선을 따내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졌다. 2013년 오크니 제도 의회가 3년 계약 및 1년 연장 옵션으로 노선을 입찰했을 때 3개 항공사가 경쟁해 로건에어가 약 400만 파운드(약 55억8000만원)에 계약을 따냈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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