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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돋보기] 음악 순위 프로그램 슬며시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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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3년 전부터 시민단체들은 지상파 TV 대중음악 프로그램의 개선을 촉구해 왔다. 예를 들어 가요순위 프로그램이 순위 선정의 불공정성, 특정 장르의 편중 등과 같은 문제들을 낳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이에 KBS는 2001년 9월, SBS는 지난 2월 가요순위 방식을 폐지했다.

그럼 2003년 현주소는 어떤가. 문화연대는 30일 '상반기 모니터링 분석 결과 토론회'를 열었다.

◆갈길 먼 순위제 폐지, 립싱크=문화연대는 보고서를 통해 은근슬쩍 순위제가 부활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생방송 SBS 인기가요'는 '테이크 7'이라는 코너를 통해 종전 순위제와 비슷한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 보고서는 또 최근 3개월간 KBS '뮤직뱅크'의 립싱크 비율은 27.4%, SBS '생방송…'는 36.7%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많이 개선된 수치지만, 이젠 고음 처리도 안 되는 가수들이 귀를 어지럽히는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한다.

◆장르 편중, 중복 출연 여전=보고서에 따르면 댄스와 발라드, 두 장르의 비율이 70%선에 이르는 상황이다. 특정 기획사 독점 현상도 심각해 상위 5순위 기획사 소속 가수의 출연 비율이 최고 48.5%에 달했다.

◆방송사 입장=SBS 장동욱 예능총괄 국장은 "순위제 부활이기보다는 하나의 코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MBC의 한 예능 PD는 "실력 없는 가수들이 라이브에 나서는 건 죄송하나, 이 또한 검증절차로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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