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최순실 게이트로 재조명되는 JTBC 드라마 '밀회'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JTBC 드라마 `밀회`에 나온 극중 정유라 모습 [JTBC 드라마 `밀회` 캡처]

최순실씨의 국정 개입 논란과 관련해 2014년 방영된 JTBC 드라마 ‘밀회’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비리가 만연한 한 명문대 음대의 어두운 이면을 들춰낸 이 드라마의 내용이 정유라씨가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관리에서 특혜를 누린 정황과 유사해서다. 특히 형편없는 실력에도 부모의 영향력을 배경으로 음대에 입학한 특기생 극중 인물도 ‘정유라’다. 또 ‘백 선생’으로 불리는 극중 정유라의 엄마는 투자전문가로 위장한 무속인이다. 백 선생은 기업들에 끼치는 영향력을 배경으로 교수들에게 ‘학점 거래’를 요구하는가 하면 정유라가 수험생 시절에는 입학 예정 대학의 음대 교수가 특별 레슨을 맡기도 한다. 마침 정유라와 같은 면접 시험장에 있던 학생 이름은 ‘최태민’이다. 드라마 말미에 이들 모녀는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떠난다.

극중 대기업 산하 예술재단을 운영하는 안하무인 성격의 ‘서영우’가 호스트바 출신 연하 남성을 만난 뒤 그를 사업파트너로 둔갑시켜 상류층을 위한 수입의류매장을 차려준다는 구성도 최순실 씨의 측근인 고영태 씨와 유사한 대목이다. 고씨는 강남의 호스트바 출신으로 8~9년 전까지 ‘민우’라는 가명으로 활동했으며 최씨와 인연을 맺고 ‘빌로밀로’라는 고급 가방 브랜드를 론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만든 가방은 박 대통령도 소유한 것으로 확인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밀회’를 집필한 정성주 작가는 이화여대 가정학과 학사 출신이다. 하지만 드라마가 방영된 2014년 3월은 정유라씨가 이화여대에 입학하기 1년 전이기 때문에 실제 정 작가가 이들 모녀의 비리 정황을 대본에 적용했을 가능성은 낮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