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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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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인생이 무엇인가 알만하자 귀밑머리가 희더라」는 한시가 있습니다. 내가 꼭 그 골이 되었습니다. 이제 좋은 시가 어떤 것인가 알 것 같은데 몸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새의 독백』의 단수 2편으로 제5회 중앙시조대상을 받은 박재삼씨(53)는 55년『현대문학』수천으로 교단에 나온 중진작가.
53년『문예』지에 시조『강물에서』가 모숙윤에 의해 처음 추천되고 55년『현대문학』지에 유치환씨가 시조『섬리』를, 서정주씨가 시『정적』을 추천, 시조2편 시1편으로 등룡문에 올랐다.
박씨가 문학에 뜻을 둔 것은 중학시절-. 삼천포 중에 다닐 때 국어교사 초정 김상옥씨의 시조『봉선화』가 국어교과서에 실려 그도 초정처럼 존경받는 시인이되고 싶다고 생각했다는 것.
그래 중3때 제1회 (49년)개천예술제 백일장에 참가, 시조『촉석루』로 차상에 입상, 용기백배, 시인의 꿈을 키웠다.
박씨는 시·시조 짓는 일 말고 바둑평으로도 유명하다. 바둑실력은 2급-.
지금도 서울신문에 「악 (요)석자」로 바둑평을 쓰고있다.
『「새의 독백」은 세상일에는 다 끝이 있다는 걸 읊조린 겁니다. 몸이 시원치 않고 나이가 들어서인지 세상이 모두 허무하다고 느껴지는군요』
박씨는 한때 말술을 삼가지 않던 주선-. 박재삼시인을 만나려면 명동「은성」에 가 보라고할 정도로 술집을 자주 찾았다.
하지만 주벽없기로 더 이름이 나있다. 박씨는 술 때문에 고혈압으로 세차례나 쓰러져 눌어증을 얻고 위궤양으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시조 짓는 사람 숫자만 많지 좋은 시조가 없어요. 자유시는 리듬이 없어도 되지만 시조는 일정한 가락과 자수를 맞춰야하기 때문에 어렵긴 하지만 시조단은 이점을 뼈아프게 느껴야 합니다』
박씨는 『현대문학』 신인상, 시인협회상, 노산문학상,『한국문학』작가상 등을 받았다.<이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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