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자동차] 안전벨트에 모래나 곰팡이 있으면 ‘물먹은 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3면

기사 이미지

침수차는 원칙적으로 폐차되어야 하지만 암암리에 팔리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제18호 태풍 차바가 대한민국을 휩쓸고 지나갔다. 1904년 기상관측 이래 역대 최대풍속 2위를 기록할 정도로 강력했던 차바는 적지 않은 피해를 남겼다. 손해보험협회는 국내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 신고가 지난 7일 기준 3500건을 넘었다고 밝혔다.

중고차 침수차량 구별법
잦은 소유 변경땐 의심해야
'침수차 확인땐 환불' 명기를

침수차는 원칙적으로 폐차되어야 한다. 자동차의 중앙 컴퓨터라 할 수 있는 ECU가 손상돼 정상적인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주행 중 시동이 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차체에 녹이 슬고 전기 순환이 불안정해진다.

이와 같은 문제는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차체의 부식도 사고와 연관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비양심적인 사람들에 의해 아무 문제없는 차량처럼 중고차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침수차는 외관 수리에 공을 들이는 데다 피해 기간이 오래되면 단순 점검만으로는 판별이 어렵다. 때문에 중고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는 간단한 침수차 구별법을 숙지해 침수차 구입을 피해야 한다.

보험개발원의 사고이력조회 서비스, 성능상태 점검 기록, 제조사 서비스센터 기록, 자동차 등록 원부 확인은 기본을 넘어 상식으로 통할 정도다. 서류상으로 침수 이력이나 전손처리 기록이 있다면 고민할 필요도 없이 구입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몇 개 있다. 안전벨트를 끝까지 잡아당겨 모래가 묻어 나오거나 곰팡이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12볼트 전원 잭이나 퓨즈박스, 주유구 등에 녹이 발생했는지를 통해 침수 여부를 의심해볼 수도 있다.

최근에는 침수차도 감쪽같이 수리해 중고차 시장에 유통되기도 한다. 위와 같은 침수차 구별법도 널리 알려진 정보이기 때문에 부품을 교체해 알아보지 못하도록 상품화 작업을 하기도 한다. 또, 고가의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세심하게 작업한 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확인이 더 어렵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와 반대로 차량을 살펴볼 필요도 있다. 매트나 트렁크 안쪽의 스페어타이어, 12볼트 전원 잭, 각종 퓨즈나 배선들의 교체 등 불필요하게 많은 부품들이 교체된 흔적이 있다면 침수차가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중고차 구입은 시기가 중요하다. 침수차가 중고차 시장에 나오는 것은 평균 2~3개월 후다. 때문에 올겨울 및 내년 초 중고차를 구입할 계획이라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침수차의 경우 전문 브로커가 구입한 뒤 일부 부품의 교체 및 정비·세차 등을 진행한다. 이후 여러차례 명의이전을 거치고 번호판도 바꿔, 침수 기록 추적을 어렵게 만든 후에 시장에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 짧은 시간에 잦은 소유 변경 이력이나 번호판 교체 기록이 있다면 한번 더 의심을 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계약서를 쓸 때 특약을 요구해야 한다. 양도 계약서에 침수차로 확인됐을 때 계약 해지 또는 환불해주겠다고 직접 명기해야 나중에 보상받을 수 있다.

구매하려는 중고차가 평균 시세보다 저렴하면 침수 이외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한번 더 의심해볼 것을 추천한다.

오토뷰=강현영 기자 blue@autoview.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