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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수험생어머니강좌|"입시열병" 어머니들도 함께 앓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쇠뼈는 무릎이나 꼬리·가슴부분 것을 큼직큼직 토막낸 후 냉수에 담가 피를 빼고 사태살과 함께 솥에 넣어 푹 무르도록 익힙니다. 기름기는 모두 걷어내고 감자는 통째로 넣는데….너무 맵거나 짜지 않아 아이들이 먹기 쉽고 소화잘 되게…』
지난 14, 15일 (하오1시30분∼2시30분) 신세계 영등포점에서 열렸던 「수험생을 위한 건강요리 강좌」 에는 자녀들의 입시를 눈앞에 두고 불안 초조해하던 약1백60여명의 어머니들이 모여들어 성황.『잠 안오게 하는 음식은 없을까요』『아이가 입맛이 없다고 통 음식을 입에 대지않아요』『식사 후에 식곤증 때문에 애쓰는 아이에겐 무얼 먹일까요』저마다 안타까운 마음인 어머니들로부터 쏟아진 질문이다. 이제 어머니들의 입시열풍은 요리강습회장까지 불어닥쳤다.
이틀간 강좌를 가진 요리연구가 어진화씨 (55·문화요리학원장)가 첫날 소개한 메뉴는▲쇠뼈 감자탕▲조기구이▲무우나물▲참치 야채샐러드▲애호박볶음▲모과차▲과일요구르트.
둘째날은▲콩비지찌개▲게살묵찜▲참치롤 핫케익▲북어탕▲고구마탕·밤탕▲유자차▲굴전▲김구이.
『입시를 3,4일 앞둔때부터는 절대 소화에 부담이 되는 갈비찜 같은 것을 먹여서는 안됩니다. 입시당일 최고의 컨디션을 갖게하려면 필수아미노산을 골고루 갖춘 것이되 신경을 안정시키고 머리를 맑게하는 음식, 감기를 방지하고 피로회복에 좋은 식품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피로회복에 효과가 큰 비타민C와 소화를 잘되게 하는 디아스타제 등을 풍부히 함유한 무우와 호박, 그리고 핵산식품인 참치가 바람직하다는 어씨의 설명이다.
『은행과 호두는 원기회복·기침예방 등 한방효과가 높은 식품이라 평소에 입시를 앞둔 자녀들에게 먹이면 좋읍니다.
은행은 껍질을 까 참기름에 볶아 하루 10알씩, 호두는…』 이날의 무료강습회에는 영등포 근처인 문래동·당산동의 임시를 앞둔 자녀의 어머니들뿐 아니라 멀리 중화동에서 온 어머니도 있었다.
또한 중2와 고1, 고2의 자녀를 둔 어머니들도 섞여있었는데 『곧 닥칠 자녀들의 입시준비를 돕기 위해서』 라는 설명이다.
대입·고입 등의 입시열병은 이제 당사자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닌지는 오래 되었다.
특히 자녀들을 키우고 보살피는 어머니들은 고통스럽게 입시공부를 하는 당사자와는 또 다른「어머니 고3병」이라는 고통의 1년을 겪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서울YMCA, 서울YWCA, 주부교실중앙회, 주부클럽연합회 등 각여성단체,사회단체들이 다투어 이들 어머니들을 의한 강좌를 열고 있고 강좌는 또한 예외없이 대성황을 이룬다.
지난 3월「여성중앙」주최로 열렸던 86대입 학력고사 수석학생 어머니들이 대입수험생 학부모들에게 체험담을 들려준 모임은 1백50여명 수용능력의 거의 배가 넘는 어머니들이 모였다. 그밖에도 자녀 적성개발, 진로지도 등도 크게 어머니들로 붐빈다.
입시를 앞둔 자녀가 밤늦도록 공부하는 것을 지켜보는 어머니가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토록 돕는다는 뜨개질 강좌 (양점이편물연구소)까지 열리는 형편이다.
『자녀교육에서 어머니의 역할이 크게 강조되는 것이 오늘의 한국풍토인 것 같습니다. 잘못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우선 아이를 합격시켜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그 대열에 떠밀려가게 됩니다』고3짜리 맏아들을 위해 강습회에 나왔다는 김정이씨 (43·영등포구 당산동) 의 얘기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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