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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대구로 떠나요] 돼지곱창·찜갈비·닭똥집·무침회…골목마다 이색 맛집 즐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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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식당이 늘어서있는 안지랑 곱창골목.[사진 대구시]

대구시 남구 대명동 안지랑네거리 옆 골목길. 차량 한 대가 다닐 수 있는 좁은 골목 양쪽에 식당이 늘어서 있다. 하나같이 ‘○○곱창’이란 간판이 붙어 있다. 어림잡아 50개가 넘는 곱창집이 500m에 걸쳐 이어진다. 대구의 내로라하는 음식 중 하나인 돼지곱창을 맛볼 수 있는 ‘안지랑 곱창 골목’이다. 연탄불에 노릇노릇하게 익은 곱창의 고소함에 소주 한잔을 더 하면 “아따~맛있데이. 끝내준데이”라는 대구 사투리가 절로 튀어나온다. 플라스틱 바가지로 곱창을 퍼 주는 게 특징이다. 1만2000원 정도면 500g을 즐길 수 있다.

서문시장은 오후 7시부터 뷔페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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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시장 야시장의 먹거리 ‘샌드볼’.[사진 대구시]

대구를 찾아 ‘맛’에 빠져보자. 중구 대신동의 서문시장에는 밤마다 인파가 몰린다. 지난 6월 대구 최대 전통시장인 이곳에 야시장이 생겨서다. 시장 진입로 350m엔 매일 오후 7시가 되면 맛난 길거리 음식 판매대 80여 개가 들어선다. 하루 평균 5만 명이 길거리 음식 맛을 즐기려고 북새통을 이룬다. 인도네시아 국수·과일빙수·떡갈비·소시지 등 먹을거리가 가득하다. 상인들은 ‘서문 고시’로 불린 어려운 맛 품평회를 통해 선발됐다. 시민 60명이 심사해 고르고 고른 1등 먹거리들이다. 3000~5000원이면 한 접시를 맛 볼 수 있다.

대구의 맛 즐기려면

식도락가를 자처한다면 중구 동인동을 찾으면 된다. 서울 중랑구에 사는 최광석(39)씨는 지난해에 이어 이달 초 또 대구를 찾았다. 주말을 이용해 결혼식에 참석하고 지인들과 대구 음식을 즐겼다. 몇 가지 음식을 맛본 최씨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것은 바로 찜갈비다. 대구 10미(味) 중 하나인 지역의 대표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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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달콤한 찜갈비.[사진 대구시]

동인동 찜갈비는 양푼에 담겨 나온다. 그래서 양푼이 찜갈비로도 불린다. 대구시청에서 동쪽으로 200여m 떨어진 곳에 찜갈비 식당 10여 곳이 줄지어 있다. 바로 동인동 찜갈비 골목이다.

‘동인동’ 찜갈비는 일반 찜갈비처럼 간장이 아니라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로 양념을 한다.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매우면서 달착지근한 맛이 난다. 1960년대 이후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이 됐다. 최씨는 “땀이 날 정도로 맵지만 양념에 밥을 비벼 먹으면 언제 한 그릇을 비웠는지 모를 정도”라며 “물잔을 옆에 두고 양푼에 담긴 찜갈비를 뜯는 외국인을 보니 해외까지 유명세를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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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쫄깃하고 고소한 평화시장 닭똥집. [사진 대구시]

닭똥집과 무침회도 놓쳐선 안 될 대구 음식이다. 닭똥집은 동대구역에서 북서쪽으로 1㎞ 거리의 평화시장으로 가면 맛볼 수 있다. 전문점 30여 곳이 모인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이다. 프라이팬에 볶은 평범한 닭똥집 요리와 달리 치킨처럼 매콤달콤하게 양념하거나 튀겨 낸다. 닭똥집은 70년대에 처음 등장했다. 술안주로 내놓은 게 맛있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골목을 이루게 된 것이다.

별미 따로국밥·논메기매운탕

무침회는 서구 내당동 무침회 골목이 유명하다. 내당동의 반고개에 가면 ‘무침회 골목’이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 간판 주위로 무침회 전문식당 15곳이 성업중이다. 이곳 한 식당 주인이 우연히 오징어와 야채를 양념장에 버무려 만든 ‘무침’회를 안주로 내놨고 이를 맛본 손님들이 계속 찾으면서 골목이 형성됐다고 한다. 식당들의 무침회는 오징어와 채소·양념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다르다. 대구엔 이들 외에도 따로국밥·논메기매운탕·복어불고기·납작만두 등 놓쳐선 안될 토속 음식이 많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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