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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전투원 모집한 IS도 4세대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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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4세대 전쟁은 미 해병대 출신 윌리엄 린드가 1989년에 처음 제시했다. 한국에는 2010년 북한에 의한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이 개념이 쓰이기 시작했다. 미디어를 활용한 여론 공작, 정치·경제·사회적 수단 등 비군사적인 네트워크를 동원한 일종의 정치심리전이다. 그 공격 대상은 전쟁 지도부, 군대, 국민 여론 등 다양하다.

중국 국공내전, 베트남전도
심리전 통해 승리한 대표 전쟁

4세대 전쟁 이전의 1세대 전쟁(17~19세기 말)은 창·검을 무장한 인력전을 말한다. 2세대 전쟁(19세기 말~20세기 초)은 총·포의 화력전을, 3세대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때처럼 전차를 활용한 기동전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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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전투원을 모집하는 IS. [페이스북 캡처]

전쟁학에서 4세대 전쟁의 대표적 사례로는 중국의 국공내전과 베트남전쟁을 꼽는다. 마오쩌둥은 농민의 민심을 얻어 내전에서 승리하면서 중국 대륙을 차지했다. 베트남전에서 북베트남의 호찌민이 미국 내에 반전 여론을 확산시켜 미군을 철수하도록 유도했다. 그 바람에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딘 러스크의 아들조차도 반전운동에 합류했다.

1993년 미국이 소말리아 내전에 델타포스 특수부대 400명을 투입해 실패한 것도 4세대 전쟁에서의 패배 때문이다. 당시 반군들은 군중들이 미군 전사자의 시신을 모가디슈 시내에서 끌고 다니도록 했다. 그 영상은 미국 TV에 방송됐다. 그 결과 미국 내 반전 여론이 생겼고 미군은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 ‘블랙호크 다운’이 그 내용이다.

최근에는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투원을 모집하는 것도 4세대 전쟁으로 보고 있다. 유럽의 젊은 인재들도 IS의 심리전에 현혹돼 자발적으로 IS에 입대하고 있다.

박용한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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