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5 - 4 넥센
LG 오지환이 가을야구를 지배하고 있다. 오지환은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0.500을 기록하며 LG를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넥센에 5-4로 역전승을 한 뒤 투수 임정우(왼쪽)·포수 유강남(오른쪽)과 포옹하며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오지환. [사진 김민규 기자]
프로야구 LG 오지환(26)이 포스트시즌을 지배하고 있다. 이기든 지든 경기를 지배하는 경우가 많아 ‘오지배’로 불리는 그가 LG를 플레이오프(PO·5전3승제)로 이끌었다.
선발 류제국 2회 4실점 무너졌지만
타자들 야금야금 추격 5-4로 역전
KIA?넥센 꺾고 2년 만에 PO 진출
21일부터 NC와 한국시리즈행 다툼
LG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 4차전에서 넥센에 5-4 역전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만든 LG는 2014년 이후 2년 만에 PO에 진출했다. NC-LG의 PO 1차전은 21일 오후 6시30분 NC의 홈인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다.
선제점은 넥센이 뽑았다. 2회 초 윤석민의 안타와 김민성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에서 넥센은 이택근의 우전 적시타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박동원의 타구가 큰 바운드를 만들었다. 이 공은 빠르게 쇄도하던 LG 유격수 오지환의 글러브를 맞고 왼쪽 파울라인 밖으로 흘러갔다. 단타로 막을 수 있는 타구가 굴절되면서 2루주자 김민성이 가볍게 홈을 밟았다. 2-0으로 앞선 넥센은 이어진 2사 2·3루에서 서건창의 2타점 적시타로 4-0까지 달아났다. LG 선발 투수 류제국은 2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흐름을 완전히 빼앗겼지만 LG도 거세게 반격했다. 오지환이 3회 말 2사 1·3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날려 추격의 물꼬를 텄다. 이어 채은성의 타구를 넥센 유격수 김하성이 뒤로 빠뜨려 LG가 2-4를 만들었다. LG는 이동현과 윤지웅을 차례로 투입해 넥센 타선을 봉쇄했고, 추격의 기회를 엿봤다. 5회 말 무사 1·2루에서 선발 스콧 맥그레거로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은 왼손 투수 오주원을 상대로 오지환이 중전안타를 때려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LG 채은성이 넥센 세 번째 투수 김상수로부터 때린 공이 힘없이 1루 파울라인 밖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넥센 1루수 윤석민이 미트로 잡았다 놓쳤다. LG로서는 이날 최고의 행운이었다. 김상수는 곧바로 채은성에게 밀어내기 몸맞는공을 허용했고, 이어 양석환의 유격수 땅볼로 4-4 동점이 됐다.
다급해진 넥센은 8회 말 마무리 김세현을 조기투입했다. 김용의를 투수 땅볼로 잡은 김세현은 이천웅·박용택에게 연속 볼넷을 줬다. 루이스 히메네스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2사 1·2루. 삭발한 김세현의 머리에서 땀이 비 오듯 흘렀다. 투구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로 계속 땀을 닦았다. 오지환 타석 때도 김세현의 제구는 흔들렸다. 오지환은 3볼-1스트라이크애서 우익수 옆으로 떨어지는 안타를 날렸다. 이천웅을 불러들이는 결승타. 수비 실수를 만회하고 남을 만한 타격이었다.
오지환은 지난 10일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두 번이나 수비 실책을 저질렀다. 그러나 고개를 숙이지도 인상을 찌푸리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는 취재진에게 “오늘부터는 좋은 기삿거리를 드리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양상문 LG 감독도 “오지환이 LG 공수의 핵”이라며 꾸준히 그를 중심타자로 기용했다.
LG가 PO행 티켓을 따낸 날, 오지환은 5타수 4안타·2타점을 기록했다. 준PO 성적은 타율 0.500(12타수 6안타) 3타점이다. LG의 가을야구를 지배한 오지환은 기자단 투표에서 46표(총 62표)를 얻어 준PO 최우수선수(MVP 상금 200만원)에 선정됐다. 3회부터 류제국을 구원해 2와3분의1이닝 퍼펙트를 기록한 LG 투수 이동현은 4차전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오지환은 “(김세현이) 구위가 좋은 투수이기 때문에 직구 타이밍에 맞춰 스윙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수비 실수를 많이 했지만 즐기는 마음을 가지려 했다. 단순하게 ‘(공을) 못 잡으면 방망이로 만회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상문 감독은 “ 류제국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구위가 좋지 않아 계획보다 빠르게 교체했다. 연장전에 들어가면 승부를 걸어야 했기 때문에 (선발투수인) 헨리 소사도 몸을 풀게 했다”며 총력전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양 감독은 “(오지환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수비 실책을 했지만) 단기전이 그렇다. 못했던 선수도 다음 시리즈에서 잘할 수 있다. 믿고 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양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포스트시즌 6경기를 치르며 부담 없이 경기를 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며 PO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17일·잠실)
넥 센 ０ 4 ０ ０００ ０００ | 4
Ｌ Ｇ ０ ０ 2 ０ 2 ０ ０ 1 × | 5
(승)정찬헌 (세)임정우 (패)김세현
김효경·김원 기자 kaypubb@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