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한인 3명 총격 피살…한국 경찰 4명 급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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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이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올 들어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인 살해 사건은 이번 건을 포함해 총 4건으로 희생자는 6명이다. 13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7시30분쯤 필리핀 팜팡가주 바콜로시에 있는 사탕수수밭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한 남녀 3명의 시신을 마을 주민이 발견했다.

40·50대 남녀…손발 묶인 사람도
청부살인보다 원한관계로 추정

지문 조회 결과 희생자들은 관광객이 아닌 현지 거주 한국인으로 확인됐다. 바콜로는 앙헬레스에서 남쪽으로 25㎞ 떨어진 인구 3만 명 규모의 소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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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남성 2명, 여성 1명으로 40~50대였다. 남성 1명은 다리를, 여성 피해자는 손이 테이프로 묶인 채 발견됐다. 이들의 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가족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현지 경찰은 범행 수법 등으로 미뤄 개인적 원한에 의한 살인 사건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청은 필리핀 경찰의 수사를 도울 전문가 4명을 13일 현지에 파견했다. 현장 감식 전문가 1명을 비롯해 프로파일러 2명과 총기분석가 1명이다. 필요시 폐쇄회로TV(CCTV) 전문가도 추가로 보낼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총으로 쏜 뒤 곧바로 도주하는 전형적인 청부살인과는 다른 양상이다. 현지 교민들을 상대로 원한 관계 여부 등을 살펴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이날 정진규 재외동포영사국 심의관 주재로 외교부 및 경찰청 담당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었다.

필리핀에서는 최근 3년간 매년 10명 이상의 한국인이 피살됐다. 2013년 12명, 2014년 10명, 2015년 11명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12월 이후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인 피살 사건에 한국 경찰관을 파견해 수사를 도왔다.

유지혜·박민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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