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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 범인으로 몬 살인사건 뒤집은 공익변호사, 이번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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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지만 정의감 넘치는 변호사의 도움으로 한 젊은이가 16년만에 살인 누명을 벗게 됐다.

최모(32)씨는 2000년 8월 익산시 약촌오거리에서 택시기사 유모(당시42세)씨를 흉기를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0년간 복역했다.

2010년 만기 출소한 최씨는 억울하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자신은 살인을 저지른 적이 없고 경찰의 강압에 의해 거짓 자백을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진범인 김모(35)씨가 범행을 자백하는 등 새로운 증거가 확보된 점을 들어 재심을 결정했다.

광주고등법원은 지난 6월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에 대한 재심을 개시했고, 이 사건은 재심사건 전문 변호인으로 활동하는 박준영(41·사법연수원 35기·사진) 변호사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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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변호사는 아버지를 살해한 죄로 복역 중인 김신혜(38)씨와 '삼례 나라수퍼 강도사건'에서 범인으로 몰린 지적 장애인 3명의 재심결정을 이끌어냈다.

그는 수원 노숙 소녀 살인사건(2007년)으로 처음 법조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선변호인으로 청소년 5명의 무죄를 이끈 뒤 이미 확정판결을 받은 다른 공범에 대한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받아냈다.

박 변호사는 최근 생계가 힘들다는 이유로 사실상 파산 선언을 했다. 지난 8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단 살고 봐야하겠습니다”라며 스토리 펀딩 소식을 알린 것이다.

글을 올리자마자 시민들의 따뜻한 손길이 이어졌다. 같은달 11일 1억원 모금을 목표로 글을 올렸는데 3일 만인 14일 오후 목표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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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변호사의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 [사진 다음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 캡쳐]

12일 현재 박 변호사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엔 4억4614만원의 성금이 모였다. 1만4092명의 시민들이 펀딩에 참여했다.

박 변호사는 ‘침묵하지 않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목표가 커졌습니다. 저의 생활고 해결과 개인적인 공익변론 활동 비용을 넘어 뭔가 시스템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박범준 인턴기자 park.beom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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