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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정상회담 장 주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4차 회담 모두 당황>
「레이건」미 대통령과「고르바초프」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3차 예비회담을 끝낸 뒤 예정에 없던 4차 회담을 갖게 되자 양국관리들과 기자들은 일순간 당 황.
이날 저녁식사를 미국에 돌아가 할 것으로 기대했던 미 관리들은 아이슬란드 햄버거와 청어샌드위치로 때웠으며「레이건」의 출발 장면을 취재하기 외해 케플라비그 공항으로 향하던 기자들은 버스 안에서 4차 회담이 있다는 뉴스를 듣고 다시 발길을 돌렸다.

<「뉴스 발표 금지」깨져>
회담 기간 중 양국이 실시하기로 합의한 「뉴스발표금지」는 회담이 끝나기도 전에 깨져 버렸으나 다른 중요한 강대국간의 논쟁에서와 마찬가지로 어느 쪽이 먼저 이 약속을 위반했는지는 불분명. 「스피크스」백악관대변인과 소련의 한 고위군축전문가는 회담 중간 결과를 발표하지 않기로 사전 합의했음에도 양국정상회담에서 진전이 이뤄졌다고 발표.
아이슬란드 국영라디오방송은 항상 미국의 로큰롤음악을 틀어 왔으나 10일 하오「고르바초프」소련공산당 서기장이 레이캬비크에 도착한 후에는「고르바초프」의 방문을 의식, 소련의 인기가수「알라·푸가초바」의 노래를 포함한 소련 대중가요를 들려준 것.
「레이건」미대통령은 아이슬란드의「핀보가도티르」대통령의 관저에서 열린 리셉션에 몸집보다 큰 코트를 입고 나타나 눈길.
「레이건」대통령은『이게 당신 옷이냐』는 한 TV기자의 질문을 받았으나 묵묵부답. 「고르바초프」도 나중에「라이사」여사와 함께「핀보가도티르」대통령을 예방했으나「레이건」대통령이 샴페인과 케이크를 들고 간데 반해 그는 차만 한잔하고 자리를 떴다.
첫날 회담에 임한「레이건」대통령은 호프디 하우스에서「고르바초프」서기장과 자리를 함께 하며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앉은 채 상대방의 말에 가볍게 고개만 끄덕거리는 등 별로 말을 하지 않는 인상이었다.
반면「고르바초프」서기장은 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하는 가운데 가벼운 기분으로 많은 말을 하며 활발한 대화를 이끌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레이건」대통령은 한 사진기자의 카메라가 낮게 드리워진 실내의 샹들리에에 큰소리를 내며 부딪힌 것을 지적,『아이슬란드 정부 재산이니 샹들리에를 깨지 말라』는「고르바초프」서기장의 농담을 통역을 통해 전해 듣고도 거의 미소를 짓지 않아 회담 장 출입문 계단에서 악수 나눌 때와 크게 대조적인 모습을 비쳤다.

<"모든 종교 존중한다">
아이슬란드 해안경비대는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12일 상오 레이캬비크 항구에서 반전시위를 벌이기 위해 선박을 타고 이 항구로 접근하던 반 핵 평화단체 그린피스 소속 승무원 16명을 체포.
레이캬비크 항구로 접근 중이던 시리우스호의 승무원들이 핵 실험금지를 요구하는 대형깃발을 펼치려 할 때 순찰 중이던 경비정이 이 선박을 들이받아 항해를 중단시켰다고 밝혔으나 선체가 약간 손상됐을 뿐 승무원들은 무사하다고.
「고르바초프」의 부인「라이사」여사는 12일 자신은 무신론자이지만 종교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라이사」여사는 이날 레이캬비크에서 80km 떨어진 조그만 농장의 교회에 들러『나는 무신론자이나 교회는 알고 있다』고 밝히고『나는 모든 믿음들을 존중하며 그것은 결국 개개인의 문제』 라고 말했다.
「라이사」여사는 또 교회에서 5세의 아이슬란드 소녀를 추위로부터 감싸주면서『러시아의 모피가 너를 따뜻이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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