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25병 사망 추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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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선원 25명을 태운채 일본 홋카이도 해상에서 8일 하오 침몰한 제103경양호(3백61.04t 선장 허염도)는 일본해상보안청이 구조선 3척과 헬기 2대를 동원, 사고해역에서 조업중이던 한국어선 6척과 함께 구조작업을 펴고 있으나 10일 상오 현재 실종된 선원을 구조하지 못해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홋카이도 해상보안청이 밝혔다.
수색작업에 나서고있는 제101 경양호는 10일 상오『일본구조선과 우리어선들이 철야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구명동의 1개를 발견했으나 제103경양호의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는 전문을 서울본사에 보내왔다.
한편 제103경양호 침몰소식이 전해지자 부산시 남부민동 643의1 충무쇼핑센터202호 경양수산 부산사무소에는 9일 낮12시쯤부터 선원가족들이 몰려들기 시작, 50여명이 철야를 하며 초조히 구조소식을 기다리고 있으나 10일 하오까지도 회사측직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선원가족들은 사무실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밤을 새우며『빨리 구조작업을 펴라』고 울부짖었으며 9일 하오7시15분쯤에는『일본해상보안청이 선원l명을 구조했다』는 소문이 나돌아 흥분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한바탕 울음바다.
○…침몰된 제103경양호에는 부산해양고교출신 10대 실습선원 4명과 재학생1명이 승선, 변을 당했다.
1년을 승선해야 정식선원이 되는 이들 실습선원은 지난해 2월 부산해양고교 항해과를 졸업한 실항사 예현구군(19)을 비롯, 기관과 졸업생인 실기사 최지학(19)·박재술(19)군과 통신과를 졸업한 실통사 김정학군(18) 및 통신과3년 재학중인 설정철군(18) 등 5명. 이들은 이번 항차를 마치고 오는12월 귀항하면 모두 선원자격증을 받아 상선을 탈 계획이었다.
침몰소식이 전해지자 이들 젊은 실습선원 가족들은 울음을 터뜨리고 해양고교도 침통한 분위기. 김정학군의 어머니 최복실씨(52)는『이번 항차만 끝나면 상선을 타게된다며 집을 떠난 아들이 죽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통곡했다.
○…한편 사고선박은 출항직전 엔진부분에 고장이 나 부산항에서 응급수리만 한 채 출항했다고 선원가족들이 주장.
선원 남상복씨(28·2등기관사)의 부인 심해숙씨(27)등에 따르면 사고선박은 6월5일 출항을 이틀 앞당겨 6월3일 출항할 예정이었으나 엔진부분에 고장이 나 응급수리를 한뒤 4일 하오6시에야 서둘러 출항, 가족들과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생이별하게 됐다는 것.
○…갑판원 한종철씨(49·부산시 서1동 560의37)는 지난6월4일 출항직전 복통을 앓아 이 배에 승선하지 못해 화를 면했다.
한씨는 사고선박이 출항준비를 하는 동안 출항3일전부터 심하게 배가 아파 기력을 되찾지 못해 배를 타지 못했다.
○…선원가족들은 10일 상오10시30분쯤 경양수산 부산사무소와 같은 건물3층에 있는 전국원양수산노동조합(위원장 빈민오·48) 사무실에 몰려가 조속한 구조와 구체적인 사후대책을 요구하며 집단 항의.
가족들은 사고발생 이틀이 지나도록 회사측은 물론 노조와 관계당국에서 구조진행상황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사후대책을 의논할 상대마저 나서지 않고 있다며 노조측이 이를 적극 추진해주도록 요구했다.
이에대해 빈위원장은『10일중으로 대책협의기구를 마련하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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