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품도 발화했다’는 보도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삼성전자는 이를 블랙컨슈머의 소행으로 의심했다. 하지만 미국·중국·대만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신고가 접수되면서 삼성도 제품 결함을 원인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 결론이 제품의 생산 일시 중단이다.
교환품에서 문제가 생기면서 삼성의 결함 분석 능력도 도마에 올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초 출시 때 제품 60~70%가 삼성SDI 배터리를, 30~40%는 ATL 제품을 썼다”며 “30건의 폭발 접수 사례가 모두 삼성SDI 배터리 탑재 제품이었고 ATL 배터리에서는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배터리를 원인으로 지목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교환품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소비자들도 혼란에 빠졌다. 원인을 속 시원히 밝히지 못할 경우 향후 내놓을 제품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정보기술(IT)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악의 경우 갤럭시노트7 사업을 접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의 조사 결과에 따라 노트7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조사 결과는 향후 다른 나라의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노트7은 현재 한국과 중국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지금까지 노트7은 글로벌 시장에서 250만 대(이통사 매입 기준)가량 판매됐다. 교환율은 10일 기준 약 80%다. 미처 교환하지 못한 나머지 20% 소비자들은 삼성전자 판매점에서 언제든 새 제품으로 받아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교환해간 소비자들에 대해서는 추가 구제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통상 스마트폰 환불(개통 철회)은 제조사 약관상 ‘개통 후 14일 이내, 제품 결함이 있을 경우’ 가능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PSC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후속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