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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의료 R&D 인재 육성, 빅데이터 연구 세계적 헬스케어 클러스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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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병원이 강한 병원, 좋은 병원이 되기란 공부 잘하는 학생이 좋은 성격을 갖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연세의료원은 오랫동안 강한 병원이면서 좋은 병원이라는 이미지를 쌓는 데 성공한 병원이다. 지난달 6일 취임한 윤도흠(사진) 신임 의료원장 자신도 두 가지 면모를 모두 갖춘 의사란 평을 듣는다. 자타가 공인하는 척추질환 분야 명의이면서 좋은 성품까지 갖춘 리더로 평가받는다. 그는 2003년 무분별한 척추수술을 막기 위한 ‘바른 척추 연구회’를 만들어 의료계에 상당한 이슈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인터뷰│윤도흠 신임 연세의료원장

그가 내세운 새로운 연세의료원의 청사진은 ‘따뜻한 병원’으로 요약된다. 의사·간호사들이 따뜻함으로 대하면 환자의 회복도 그만큼 빠르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런 고객 만족을 제1 가치로 내세울 수 있는 배경은 진료 영역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어서다. 윤 원장은 “연세의료원은 최초의 근대식 병원이면서 최초로 의사를 배출한 기관이다. 가장 오랜 의료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역사가 깊은 만큼 최초 기록도, 최고 기록도 많다. 현재는 모든 영역에서 최고 수준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의료 100년 이끌 기반 조성
연세의료원은 1969년 최초로 암센터를 열어 전문적인 암 치료를 시작했다. 또 국내 최초로 개심술(심장을 절개해 내부를 육안으로 보면서 수술하는 방법)과 관상동맥조영술을 시행해 심혈관질환 분야 치료에서 선도적 역할을 했다. 또 인공와우 이식술, 파킨슨병 환자 뇌정위수술 등을 국내 최초로 시행했다. 2005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로봇 다빈치 수술 건수는 현재 1만3824건으로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감염 관리도 철저하다. 윤도흠 원장은 “JCI 도입, 음압병동 설치 등 돈이 많이 들지만 꼭 필요한 시스템 관리에 주력해 왔다. 감염은 물론 수술자가 뒤바뀌거나 잘못된 약이 투입되는 의료사고를 막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연구와 관련된 성적도 해외 주요 병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지난 7년 동안 연세의료원은 총 344건의 특허를 출원해 의료기관 중 1위를 차지했다.

앞으로 연세의료원이 주력해 나갈 일에 대해 윤 원장은 이렇게 밝혔다. “임기 중 업적을 쌓는 데 연연하지 않겠다. 세브란스가 일개 병원이 아닌 세계적인 헬스케어 클러스터로 발돋움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인 ‘스타트업 세브란스 100’을 추진하겠다. 한국 의료의 신세계를 열었던 연세의료원답게 우리나라 의료의 100년을 이끌어 나갈 의료 서비스 기반을 세우는 플랜이다.”

윤 원장은 이를 위해 정밀의료(맞춤의료)와 AI시대를 준비하는 의료 연구개발(R&D) 구축, 미래를 선도할 연구 분야 선정, 인재 발굴·육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 132년간 쌓인 각종 질환에 대한 빅데이터를 유전체 연구로 구체화해 한국인의 질병 치료와 건강증진 모델을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사회공헌 역시 게을리하지 않을 방침이다. 윤 원장은 “다른 병원에서는 적자가 난다며 꺼리는 재활병원, 어린이병원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제중원 글로벌 보건개발원’을 설립해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의료 선교 등도 더욱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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