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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인터넷 중독 진단과 예방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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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나는 접속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현대인은 마주한 사람과의 대화가 아니라 가상 공간의 존재와 끊임없이 연결하는 데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한다.

특히 정보통신 네트워크 환경에서 자란 학생들에겐 사이버 공간이 현실과 다름없다. 인터넷을 통해 학습 정보를 찾거나 게임.영화.음악을 즐기고, 채팅을 하며 친구를 사귈 수도 있다. 물건을 사거나 동호회를 만들어 또래들끼리 취미 활동도 할 수 있다.

이처럼 열린 공간에서 사람들과 공유하는 즐거움을 주는 인터넷은 분명 효용가치가 높다. 따라서 학생들이 다양한 인터넷 커뮤니티 안에서 폭넓은 인간관계를 맺으며,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일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인터넷에 매달려 때론 식사를 거르고 밤을 지새우거나, 하루 한번이라도 접속하지 못하면 불안해하는 경우 등은 문제다.

한 사립대가 최근 경기 지역 중.고생 7백64명을 조사한 결과 41%가 인터넷 중독 증상을 보였다. 학업 성적이 낮고 인터넷 사용 시간이 길며, 인터넷을 게임.통신용으로 많이 이용하는 학생일수록 증상이 심했다. 주로 폭력적인 게임.채팅.음란물 등에서 중독이 나타났다.

학생들이 인터넷에 빠져드는 이유는 무얼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여가문화가 부족하고 학업.입시 부담을 해소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다. 성적으로만 평가하는 교육 현실도 학생들을 사이버 세계로 내모는 동기다. 이들은 게임에서 레벨을 올려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당황한 부모들은 음란.폭력물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고,일부는 자녀의 인터넷 사용을 무조건 통제한다. 그리 해도 일탈을 막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부모와 자녀 간에 신뢰를 쌓는 일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또 건전한 놀이문화를 제시하고 공부 외의 다른 재능으로도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생들 입장에선 인터넷은 필요한 정보만 찾는 도구라는 자세가 필요하다.

잘못된 인터넷 사용으로 부모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진 않는지, 계속 집착한다면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등을 돌아봐야 한다. 콘텐츠를 소비만 하지 말고 생산할 수 있는 자격증에 도전하는 발상도 필요하다.

이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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