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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하다 털썩…땅값 주저앉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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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상반기 반짝하던 땅 시장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든 탓도 있지만 상반기 동안 상승세를 이끌었던 강원권과 충청권 토지시장이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실패와 각종 규제 등으로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 역시 지난해 11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이후 발걸음이 끊긴 채 장기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올해 강원권의 경우 4월까지 매달 토지거래가 늘어났으나 5월부터 거래가 줄어들었다. 충청권(충남.충북.대전) 역시 2월 3만5천2백필지가 거래되는 등 활황세를 보이다 4월부터 거래 건수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최근 들어 시장이 가장 많이 위축되고 있는 곳은 강원도 평창 일대다. 최근 2010년 겨울올림픽 유치가 실패하자 이곳 토지에 대한 매수세가 크게 줄었다. 펜션용 부지가 특히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평창군 용평면의 경우 지난달보다 30% 내린 값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토지전문중개업체인 돌공인 관계자는 "평당 20만~30만원을 호가하던 평창 일대 준농림지 값이 올림픽 유치 실패 이후 평당 15만~25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으나 아무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봉평이나 인근 양양 등지의 전원주택 부지도 매물이 많지만 관심을 가지는 수요자가 거의 없다고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전한다.

상반기 전국 땅값 상승을 주도했던 충청권도 매수세가 끊겼다. 최근 한보철강 가동이 정상화하고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 이후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던 당진.서산.태안 일대는 지난해보다 땅값이 최고 두배 올랐지만 지금은 매수세가 사라졌다.

서산.당진 일대 준농림지는 평당 10만~20만원에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다. 태안 일대 해변의 펜션부지는 평당 40만~50만원에 매물이 쏟아지고 있으나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태안의 K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펜션부지가 지난해보다 30~50% 정도나 뛰었다"며 "워낙 비싼 값에 매물이 나오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돌공인 진명기 사장은 "최근 값이 떨어지는 충청.강원권 일부지역은 지난해와 올 봄 많이 올라 거품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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