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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동경 등 주가 잇달아 폭락, 한국은 어떻게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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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뉴욕·런던 등 세계 주요증시가 11, 12 연 이틀 기록적인 대 폭락 장세를 보였다.
그 영향으로 동경·싱가포르 증시는 물론 국내증시도 12, 13일 일제히 큰 폭의 내림세로 돌아섰다.
세계 주요 증권시장의 주가가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폭락세를 나타내자 이것이 혹시 제2의 대공황의 조짐을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1920년대 말 대공황도 호황끝에 들이닥쳤었다. 3저를 계기로 세계적인 동반 고 주가 시대를 맞고있는 최근 각국의 증시가 미국의 재채기에 똑같은 증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증시는 지난 11일 금리인상 및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심각해진데다가 하반기 경기가 불투명해지자 기관투자자 등 거액투자자들이 한꺼번에 팔자로 돌아서 매물을 내놓는 바람에 다우존즈 지수가 전날보다 무려 86·61포인트나 떨어진데 이어 12일에도 34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이 같은 폭락강세는 지난 1929년 대공황 이후 뉴욕증시에 최대의 충격을 주었던 금년 4월 소련 핵발전소 사고 때보다 20포인트 이상 큰 폭이어서 세계 각국증시에 매우 큰 파문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미국 증시의 움직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동경 증시는 12일 뉴욕 증시 폭락세의 영향으로 하루사이 일경평균주가가 4백 60·73엔이나 떨어지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는 하루 낙폭으로는 최대였던 지난 4월 16일, 3백 45엔을 훨씬 웃도는 큰 폭이다.
또 런던 증시도 뉴욕 증시의 주가폭락에 영향을 받아 1백개 주요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산출하는 파이낸셜 타임즈 지수가 12일 하루만에 40·6포인트나 떨어졌다.
동남아의 주요 금융시장인 싱가포르 증시에서도 주식투자자들이 팔자로 돌아서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세계증시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미국의 주가가 폭락한 것은 우선 물가상승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지난 8월의 소비자 물가가 전달보다 0·8%, 도매물가는 0·3%가 각각 올랐다.
또 금리가 인하되리라는 기대가 많았었으나 오히려 오를 기미를 보이는 것도 투자자들의 증시이탈을 부채질하고있는 악재로 꼽힌다.
이와 함께 미국의 산업이 전반적으로 경쟁력을 상실,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자체가 매우 불투명해진 것도 주인의 하나다.
한편 국내 증시도 12일 이 같은 미·일·영 등 주요 증시와 마찬가지로 하루사이 주가지수가 3·24포인트의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진데 이어 13일에도 2·28포인트가 빠졌다.
그러나 국내 증권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주가의 하락은 이 같은 세계증시의 전반적인 약세의 영향보다는 국내자체의 요인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 동안 증시에 꾸준히 나돌던 금리 및 유가 인하설에 대해 당국이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데다 최근 증시의 최대 악재로 들고있는 당국의 규제가 여전히 풀릴 기미가 안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증시의 움직임은 이 같은 외국 증시 폭락세의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심리적인 위축선에서 파문은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세계적인 고주가 현상 자체가 너무 급등하는 양상을 띠었기 때문에 각국 증시가 어느 정도의 조정국면을 거치면 이 같은 폭락 또는 폭등장세는 없을 것 같다는 진단이다. <이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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