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여명 단식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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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삼척=김국안·권혁용·신동연기자】지난 9일부터 연4일째 가족수당지급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기고 있는 도계읍 경동탄광 광원 및 광원가족들은 가족수당지급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11일 하오5시부터 광업소광장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녔다.
광원들은 11일 상오10시부터 열린 노사협의와 긴급지역노동대책협의회가 회사측의 거부로 모두 결렬되자 광원80명과 가족 20명등 1백여명이 단식농성에 들어가 12일 상오 현재까지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농성중 별다른 불상사는 없었다.
이에 앞서 노동부와 동자부. 강원도등 관계기관은 11일 하오4시 도계읍 사무소에서 경동탄광 이병길 사장등 회사측대표와 가족수당지급문제를 협의했으나 회사측이 경영난등을 이유로 수당지급을 완강히 거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협상결렬=회사측은 광원들이 요구한 6개사항중 가족수당을 뺀 5개항의 시행에 17억원의 예산이 드는데다가 가족수당을 지급할 경우 10억원의 추가부담이 생기며, 지난 7월25일 협의 각서를 작성할 때 위협적인 분위기에서 불가피했고, 다른 민영탄광에 없는 가족수당을 지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광원과 노조대표들은 경동탄광이 연간 75만톤으로 전국 5대민영탄광의 하나이며 탄질도 좋아 그 동안 많은 흑자를 내고 있다고 주장, 수당지급을 요구했다.
◇단식농성=광원과 가족들은 「가족수당지급관철」이라고 쓴 플래카드와 「임금투쟁」이라고 쓴 머리띠를 두르고 광업소광장에서 연좌, "선구자"등 노래를 우르고 "기업주는 각성하라"는 구오를 외치며 철야농성을 벌였다.
◇경찰조치=경찰은 전투복 차림의 기동대원 30명을 경동탄광입구에 배치하고 5백여명은 도계읍 내 빈터에 대기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농성들이 도계읍내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초동단계에서 강력히 제지키로 했으며 이사태가 수습되면 철도건널목 점거주동자를 비롯, 이번 분규의 주동자를 가려내 모두 구속할 방침이다.
◇유인물=11일 하오11시부터 12일 상오5시사이 도계읍도계4리 경동 탄광 광원사택인 달주는 아파트에 「경동탄광노동자 생존권대책위원회」명의의 「경동탄광 노동자 여러분」이라는 제목의 유인물 1천여장이 뿌려졌다.
이 유인물은 기성식 전국광산노련위원장을 비롯, 전국광산노련 간부들과 박종규 경동탄광노조집행부의 대표권을 인정하지 않으니 지금당장 물러가라는 등 7개항의 요구조건을 제시했다.
경찰은 이 유인물들이 선동적 문구가 많고 이번 분규를 모두 원점으로 돌려 악화시키려는 의도가 많은 점등으로 미루어 외부노동운동권단체등에서 제작, 배포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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