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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통피니언] 양성평등 교육,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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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이지부

지난 5월 강남역에서 일어난 묻지마 살인 사건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올바른 성 인식에 대한 여러 의견이 나오며 양성평등이 재조명되었다. 양성평등이 이루어질 수 없었던 주 이유는 교육에 있지 않을까. 우리는 교육에 초점을 맞추어 조사를 해보았다.

다음은 고등학교 가정 책의 내용이다. 교과서 참고자료나 사진에 남성과 여성의 역할에 차별이 있음을 확인했다.

아무 생각 없이 보면 “이게 왜 문제야?”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자세히 보면 남자는 여자를 위해 헌신적인 모습을 보이며 여자를 위해 일(혹은 공부)에 집중하거나 실연에 슬퍼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에 비해 여자는 이성과의 관계나 감정에 대해서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비록 이 말풍선 안에 있는 잘못된 생각을 바꾸는 것이지만 사례 안에서의 남자와 여자를 이렇게 묘사할 필요가 있었을까?

다음은 고등학교 보건 교과서에서 발견한 내용이다.

위자료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남성이 여성과 같을 수 있고 여성이 남성과 같을 수 있는데 남성과 여성의 성향을 단정짓는 것 자체가 문제이다.

위자료는 ‘일반적으로’라는 말을 시작으로 남녀에 대해 정의했다. 그렇다면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이렇듯 교과서의 한계는 보편적이고 일반적이며 이론적인 지식밖에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걸러지지 않은 정보가 무궁무진한 인터넷을 통해서도 잘못된 지식을 접하게 될 수 있다.

위 자료는 인터넷 게시글에서 찾았다. 페미니즘(여성이 사회 제도 및 관념에 의해 억압되고 있다는 것을 밝혀내는 여러가지 사회적?정치적 운동과 이론들을 포괄하는 용어), 나아가서는 페미니스트를 그저 비만 여성, 취업난을 성차별이라 말하는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렇게 근거가 없거나 루머에 불과한 성 지식은 청소년들이 올바르지 않은 성 인식을 가지는 동기가 될 수 있다.

카리나 르아루의 책 『차이는 있어도 차별은 없다』 제목처럼 우리는 누구나 다르다. 다르다는 것은 차별 받아야 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 잘못된 인식을 묵인할 것이 아니라 고쳐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서로 배려하고 편견을 깨야 한다.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성교육을 가르치는 A씨는 “현실에 뿌리 깊게 박힌 사회 전반의 성 고정관념의 만연으로 형식적인 교육조차 무색하다"고 호소했다.

"양성평등이란, 성이라는 굴레를 씌우지 않고 그 사람의 재능과 의지에 따라 역할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런 굴레를 나에게도 남에게도 씌우지 말아야죠. 또, 사회전방의 생활문화(방송, 책, 광고)에서 만연한 성차별, 성 고정 관념적 내용을 전달하지 않도록 하는 가치관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드라마의 힘없고 가녀린 여주인공과 재력과 매너를 갖춘 남주인공과 같은 뻔한 이야기 설정은 ‘여성은 수동적이며 남성은 강인하다’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게 한다. 여성은 남자를 잘 만나 인생역전을 누리는 것이 아닌, 오로지 자신만의 힘으로 재력과 생활력을 갖출 수 있으며, 남성 또한 가녀린 공주님이 아닌 여전사를 원할 수 있는데 말이다.

평소 이러한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던 고등학생 B씨는 “대충 매체 혹은 학교나 기타 기관에서 받은 교육보다 뉴스, 댓글이나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보는 남녀 차별, 남녀 혐오 등의 글이 더욱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생각을 심어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893년 뉴질랜드에서 최초로 여성이 참정권을 얻은 후 한국에서 1948년 참정권을 얻기까지 장장 55년이 걸렸다.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 노력이 합쳐져 결국 법이 바뀔 수 있었다. 아무리 깊숙이 자리 잡힌 사상이라도 바꾸려는 의지가 있으면 언젠가는 될 것이다.

글=정유진·손민지(한영외고 1) TONG청소년기자 방이지부
참고 자료=『여론』(이동근, 2015), 논문 '유교, 과연 불평등한 사상인가 _ 유교의 평등원리 _ 차이의 인정과 과정의 중시'(백영선, 2000) '한국 인터넷 성(性)윤리의 실태와 그에 대한 교회의 사목적 대응에 관한 고찰(考察)'(이상욱, 2009), '한국의 가족주의 전통과 그 변화'(신수진, 1998), 고등학교 『가정』(천재교육), 고등학교 『보건』 (중앙교육진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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