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글로벌 J카페] 트럼프의 '고무줄 재산'…5문 5답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막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언론에 비친 트럼프는 거침없고 솔직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일으킨 부동산 버블의 주범”이라는 비판을 듣자 그는 “그것을 다른 말로 사업이라고 부른다”고 받아칩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유독 세금 문제에 관해서는 말을 아낍니다. 트럼프의 ‘고무줄 재산’에 대해 의구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트럼프의 재산이 본인이 주장하는 100억 달러(약 11조원)에 한참 못 미치는 37억 달러(약 4조원)”라고 전했습니다. 트럼프의 고무줄 재산에 대한 궁금증을 5문 5답으로 소개합니다.

기사 이미지
트럼프가 돈을 벌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일까?
트럼프가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아버지(프레드) 회사에 입사한 것은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와튼스쿨을 다니던 1968년. 그는 71년 경영권을 쥐고 호텔, 카지노, 골프코스 등을 개발했습니다. 90년대에는 뉴욕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리며 트럼프가 보유한 주요 부동산 가치는 10억 달러를 넘어섭니다. ‘도널드 J. 트럼프’라는 이름이 포브스 부자 순위(미국 400대 부자 순위)에 오른 것은 82년. 당시 트럼프 나이는 36세로 아버지와 공동 소유 자산으로 부자 순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기사 이미지
트럼프는 물려받은 재산을 어떻게 불렸을까?
트럼프는 자신의 이름을 딴 건물(두바이 트럼프 타워,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 타워, 트럼프 와이너리 등)을 럭셔리 브랜드로 확장시킵니다. 다른 개발업자를 도와 부동산 개발 · 관리를 감독하는 일도 합니다. 자산운용사 콜로니캐피털과 워싱턴 D.C.의 역사적 유물인 ‘구 우체국(Old Post Office·사진)’ 건물을 고급 호텔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를 감독해 상당한 수익을 챙겼습니다.
기사 이미지
포브스는 어떻게 트럼프 재산을 산정했나?
포브스는 트럼프가 소유하거나 지분을 가진 28개 빌딩(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했습니다. 그 결과 18개의 가치는 1년 전보다 줄었습니다. 트럼프의 트레이드마크인 맨해튼 5번가의 ‘트럼프 타워(사진)’도 가치가 떨어졌습니다. 포브스는 뉴욕시의 부동산시장(소규모 매장·오피스 시장) 침체를 원인으로 분석했습니다.

■트럼프의 재산 규모(포브스 추산)
·총 37억 달러(약 4조 644억원)

·주요 부동산 소유분 평가액
뉴욕 1290 애비뉴오브디아메리카스 4억900만 달러
뉴욕 트럼프 타워 3억7100만 달러
뉴욕 나이키 타운 3억9000만 달러
뉴욕 40 월스트리트 3억4500만 달러
뉴욕 트럼프 파크애비뉴 1억7700만 달러
뉴욕 트럼프 파크·트럼프 파크이스트 8800만 달러

기사 이미지
트럼프가 주장하는 10억 달러와의 괴리는 어디서 올까?
이번 대선을 위해 제출한 재산 서류에서 그는 이번 해에만 자신의 자산이 87억 달러(이 중 브랜드 영업권을 33억 달러로 추산)에서 100억 달러로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포브스는 부자 순위를 측정할 때 인물이 가진 개인적 브랜드 가치에 영업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일관된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브랜드로 발생한 가치에 영업권이 이미 반영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이죠. 지난해 포브스 표지에 등장한 트럼프는 포브스 기자들을 데리고 직접 ‘트럼프 자산 투어’를 하기도 했습니다. 투어의 목적은 포브스가 5억3000만 달러로 책정한 트럼프 타워의 가치를 5~6배 올리도록 설득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사 이미지
트럼프 재산이 논란이 되는 까닭은?
납세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 대선 1차 TV토론회를 계기로 세금 문제가 부상하고 있는데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재산이 공언한 것보다 형편없거나, 세금을 낸 게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공격했고요. 트럼프는 감사를 받고 있어서 납세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개된 트럼프의 납세 내용을 살펴보려면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1975~77년 트럼프는 과세소득(21만8000달러)과 연방 소득세(7만1000달러)를 납부했습니다. 하지만, 78~79년에는 ‘적자’라는 이유로 단 한푼도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습니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