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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해도 우유 남아돈다|유익한 식품으로 수급조절하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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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윈스턴·처칠」이 영국수상으로 있을 때 『미래에 관한 가장 확실한 투자는 어린이에게 우유를 많이 먹이는 일』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우유의 가치를 보다 강조한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요즘 국내생산자들과 우유업계는 거의 「완벽한 식품」이라는 우유가 남아 돌아 걱정이다.
생산농민들은 원유를 팔고도 대금을 제때에 못받아 고민이고 유가공업체는 쌓이는 재고에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에는 남아 도는 두유의 재고처리를 위해 처음으로 외국에 적자수출까지 했으나 재고는 여전히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우유의 수급실태와 건강식품으로서의 우유소비방법을 알아본다.

<우유수급>
지난20여년간 식생활패턴의 변화추세에 따라 우유소비는 급격히 늘어났다. 1970년에 국민1인당 소비량이 연간1.4kg에 불과하던 것이 80년에는 11kg, 85년에는 23.3kg으로 15년사이 16배 증가했다. 세계에서 우유를 제일많이 먹는 나라는 스위스(83년 4백13.5kg)·미국(2백15kg)·일본(68.1kg)에는 훨씬 못미치지만 해마다 30∼40%의 소비증가를 가져온 것이다. 이때문에 모자라는 수요를 대기위해서 해마다 1만∼2만t의 분유를 수입해갔던 것도 몇년전의 일이다.
이러한 우유공급부족이 생산과잉으로 바뀐 것은 지난84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하강곡선을 그리면서 소비도 대폭 줄었고 작년초에 라면·과자·우유등에 불어닥친 독극물사건이 소비감소를 부채질했다.
84년에 원유의 생산이 84만1천t인데 비해 소비는 83만4천t으로 남아돌기 시작해 작년에는 1백만6천t생산에 소비는 96만t에 그쳐 격차가 더 넓어졌다.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 처음으로 분유2천30t(분유는 원유에 1대9의 비율도 생산된다)을 외국에 적자수출하고 우유의 소포장 내용물도 1백80ml에서 2백ml로 늘렸다.
또 우유적체가 계속되자 최근 우유소비촉진책으로 ▲우유생산량이 적은 저능력 젖소를 줄이고 ▲아이스크림등 유제품의 특소세를 내리며 ▲조제분유등에 쓰이는 카세인을 지금까지 수입자유화에서 수입감시품목으로 묶어 수입을 제한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 분유재고는 연간소비량의 20일분정도인 6천t이 쌓여 있고 비수기인 7∼8월은 소비가 청량음료쪽으로 옮겨가 재고는 줄어 들지 않고있다.

<우유소비 패턴>
우유가 남아 도는 현상은 우리의 우유소비층이 주로 도시의 청소년층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장년층이상은 체질에 안맞고 농촌에서는 소비를 하려해도 여유가 없는 것이다. 우유소비가 경기에 민감한 것도 아직 우유가 기호품에 가깝지 식품으로서 자리를 잡지 못했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또하나 소비량의 대부분이 음용으로 소비, 우유가공이 제대로 발전 못한 점도 꼽히고 있다.
올들어 상반기중 56만2천t의 우유가 생산되었는데 전체 소비량의 75%인 42만8천t이 시유(흰우유)로 소비되고 13만9천t은 아이스크림·치즈등으로 가공되었다.
그나마 소비량중 가공우유의 비율은 83년 32%에서 84년 29%, 올해는 25%로 해마다 줄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의 경우는 이와 반대로 가공용 소비가 절반을 웃돌아 미국은 전체소비량의 62%, 캐나다 64·1%, 일본도 39·3%를 가공용으로 소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유소비 촉진을 위해서는 가공식품이 발전, 제품선택의 다양화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가공 제품>
국민들 대다수가 흰우유를 그대로 마시고 있으나 아이스크림·치즈·버터·발효유등 유가공제품 소비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버터 소비량은 75년 1백7t에서 85년에는 2천8백44t으로 크게 증가했고 발효유소비도 75년 8천4백t에서 지난해에는 13만5천t으로 16배가 늘어났다.
그러나 영양학자들은 우유를 원료로 한 가공식품도 서로 특징이 있을 뿐 아니라 영양면에서도 서로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특징을 잘 이해해서 용도에 따라 적당히 선택해 먹는것도 식생활의 지혜가 된다.
우선 우유가공품으로 가장소비가 많은 것은 분유를 들 수 있다. 분유는 우유를 건조시킨 것으로 전지분유·탈지분유·조제분유등이 있는데 가공과정에서 단백질과 비타민등이 일부 없어져 영양가도 약간 떨어지지만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전지분유는 물만 부으면 우유와 다를 바 없고 탈지분유는 지방을 제거했기 때문에 더 오래 저장이 가능하나 지용성 비타민이 결핍돼 있어 먹을때 비타민A와 D를 강화하는 것이 좋다.
아이스크림은 우유에 설탕을 첨가해 만들었기 때문에 당분이 많다. 원래 아이스크림은 유지방이 6%이상 들어 있어야 하지만 시판되는 대부분의 빙과류는 유지방이 들어있지 않아 엄격히 말해 아이스크림이라 할 수 없다.
7월부터 유제품의 특소세를 페지한 것도 아이스크림의 우유함량을 높여 우유소비를 촉진하자는 뜻이다.
또 버터는 우유의 지방분을, 치즈는지방과 단백질을 최대한으로 농축시켜 만든 제품. 버터의 지방은 소화가 잘 되며 비타민A가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고 치즈는 발효식품으로 단백질과 지방이 적당히 분해되어 소화에 좋게 되어 있다. <장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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