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軍 300명 한때 반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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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젊은 장교들이 주축이 된 쿠데타 사태가 발생 19시간 만에 극적으로 해결됐다.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27일 마닐라 중심가의 쇼핑센터를 무장 점거했던 2백96명의 쿠데타 세력은 정부 측과의 협상 끝에 군대로 복귀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협상테이블에서 논의한 양측의 합의조건이 무엇인지는 곧바로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쿠데타를 일으킨 장교들은 이날 오전 쇼핑센터를 점거한 직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아로요 대통령을 포함, 부패한 현 정권 지도자들의 퇴진을 요구한다"며 "이를 위해 기꺼이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필리핀 대통령궁은 "아로요 대통령이 '반란 사태'를 선포하고 군 지휘부에 진압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는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외교부 본부대사인 시마투를 단장으로 한 협상팀을 투입, 화전 양면작전을 구사했다.

정부 협상팀은 강경 진압하겠다는 최후 통첩 시한을 오후 5시(한국시간 오후 6시)에서 7시로 한 차례 연기하며 쿠데타군과 협상을 계속했다.

이 과정에서 반란 장교 15명이 정부군에 투항했다.

마닐라=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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