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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제2의 침략 시작했다 의병정신 살려 극일하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의병정신으로 극일을-. 일본의 신국가주의가 아시아전역을 「침략」위협의 먹구름으로 덮어가는 가운데 뜻있는 사회원로·지도층 인사들이 극일 범국민 의병운동을 선언하고 나섰다.
41돌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하오 서울 안국동 윤보선 전대통령의 자택에서 모여 「창의」를 선언한 이들은 윤보선 전대통령·이성철 조계종종정등을 고문으로, 전 임정국무위원 조경한옹을 이사장으로 하는 사단법인 「한맥」 임원들.
윤 전대통령과 이강동 광복회 고문·서영훈 흥사단이사장·이태영 대구대 총장등 참석인사들은 이날 「동포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일본의 제2침략은 이미 시작됐으며 동양은 이제 다시 그 위협에 직면했다』고 선언하고 『의병의 얼을 오늘에 되살려 침략와 음모를 분쇄하고 민족의 존영과 발전의 활로를 찾는데 온 국민이 각오를 새로이하자』고 호소했다.
이날 모임에서 「한맥」 임원들은 의병정신의 선양을 위해 1차로 한말 일제의 침략에 감연히 궐기해 전국 곳곳에서 침략군과 싸우다 산화한 의병들의 위령탑을 범국민운동을 펴 건립하기로 사업 계획을 마련했다.
위령탑은 내년까지 우선 서울과 충북제천·충남홍성·경북영양등 의병활동의 주요 전적지 4곳에 건립하고 91년까지는 원주·정창·여주·이천·홍천·풍기·문경·봉화·영월·양주·울진·철원·장성·담양·영광·인제·연천·거창·임실·금산·영주·정선·나주·장수·보성·강화·해남등 27곳에 차례로 세우기로 했다.
31곳 위령탑 건립 총경비는 38억원. 각계의 성금으로 충당하고 부지는 해당지역 시·군의 협조를 받아 세운 뒤엔 시·군에 관리를 넘기며 탑과 함께 청소년회관·전시관·도서관등을 지어 의병항쟁 사적등 민족정신교육의 도장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윤보선 전대통령은 『최근 일본의 교과서 왜곡등 움직임과 한국을 대하는 자세는 구한말과 흡사하다』고 지적하고 『극일은 구호나 논의로 될 일이 아니고 철저한 정신무장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때 결실을 거둘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인사들은 현재 일본의 움직임은 먼저 주변 국가를 자극해 반일감정을 유발한 뒤 팽배해진 반일감정을 반일폭동이나 소요로 유도, 조작하고는 그 진압을 구실로 무력탄압, 강점의 술책으로 아시아를 병탄했던 과거 「일본제국」의 간악하고 교활한 침략수법을 그대로 되살려 되풀이하려 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교과서 왜곡의 평지풍파는 바로 그 첫단계 공작이며 앞으로 전개될 제2, 제3단계 침략의 예비라고 지적, 일본이 고국사관 부활-평화헌법개정-군사 대국화·대일본제국영광(?) 부활의 과정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아시아의 여러 이웃나라와 세계의 평화는 물론 일본 자신의 평화와 명예를 위해서도 필요한 것은 지난날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참회인만큼 역사왜곡같은 반역사적 망동을 즉각 중지하고 어리석은 「대동아공영권」 맹주의 망상에서 벗어나 진정한 세계평화의 역군으로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위령탑 건립은 30년전에 이미 끝냈어야 할 일입니다. 정부가 맡아서 할 일이지만 최근의 일본교과서 왜곡사건이나 경제침략등을 보면 민족정기나 독립정신의 강화가 절실하게 느껴져 민간차원에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남서순 한맥상임이사의 말.
작년 1월 문공부에 등록한 한맥은 조경한옹을 이사장으로 윤 전대통령·이성철 조계종종정·유석현 광복회회장·이강훈 광복회고문등이 고문, 윤완중 전문교장관·김달출 대구매일신문사장·한준우 전대구문화방송사장·권태흥 대구은행장등이 이사, 조경규 대자원원장·서달수 독립유공자협 경북지회장이 감사를 맡고 있다. <권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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