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사오정] 정세균 의장 “맨입”발언으로 국회는 ‘STOP’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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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입으론 안된다”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발언이 알려진 26일 새누리당의 오전 의총은 출전식을 방불케했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정의장 사퇴까지 무기한 단식농성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국회는 예측불허의 풍랑속으로 들어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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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6일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날 오전 9시 국회 예결위회의장에 정진석 원내대표가 모습을 나타내자 의원들은 ‘파이팅’을 외치기 시작했다. 성일종 의원은 “정세균 의원의 폭거에 대응하기 위해 소집됐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전날 25일 오후 10시에 소집된 의총에서 정 의장의 음성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당 관계자는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이 중립성 의무를 위반한 명백한 자료를 새누리당이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이 파일엔“세월호나 어버이연합…둘 중에 하나 내놓으라는데 안내놔,그래서 그냥 맨입으로,그래서 그냥은 안되는 거지”라고 말하는 남성의 목소리가 담겨있었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정 의장으로 밝혀졌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집권여당으로서 국민 여러분과 의원 여러분께 너무나도 송구스럽다”며 “의회 민주주의를 파괴한 정세균 의원, 야당의 날치기 폭거를 막지 못했다“며 모두발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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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의총 모두발언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맨입’발언과 관련해 “즉각 국회의장직에서 사퇴해라”고 외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정 원내대표는 “오늘아침 한 방송에 나온 정세균 녹취록을 들었다. 충격이었다”며 “대한민국 입법부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 민주당 하수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런 명분 없이 야당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장관해임건의안을 처리했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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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탄다 목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정진석 원내대표가 회의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 전민규 기자

그는 “정 의장은 새누리당의원이 본회의장을 나간이후에 ‘세월호나 어버이연합 둘중 하나만 내놓으라는데 안내놔. 그래서 그냥 맨입으로 그냥 하라는데 안되는거지’ 이렇게 말했다. 명색이 국회의장이 맨입 운운하면서 온 국민 보는앞에서 국민과 헌법 국회법 우롱하고 조롱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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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새누리당 의원총회를 마친 의원들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전날 발언에 대해 항의하며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정 원내대표는 모두발언 도중 “즉각 국회의장직에서 사퇴해라”고 소리쳤다. 이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수로 응답했다.

여당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 의장의 녹취록 논란과 관련, “의장의 사적인 말씀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볼 때 그것은 중립성을 위반한 발언이 아니라 극한의 대치를 막기 위해 의장이 중재자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옹호했다. 이어 “국회 최고권위자로서 극한대치를 막으려 했다. 형사고발 사유가 아니라 중재자로서 노력한 사유로 해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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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이 국정감사 첫날인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한편 26일 국회대변인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의장의 발언과 관련해  “여야간 협상과 타협이 이뤄지지 않고 해임건의안이 표결로 처리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 의장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뿐만 아니라 ‘조선ㆍ해운 부실 규명 청문회’ ‘백남기 청문회’ 등과 관련해 여야 대립된 문제를 타협으로 마무리되도록 하기 위해 방미(訪美) 전부터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의장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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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정세균 국회의장 발언에 항의하는 1인 릴레이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민규 기자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의총을 마친 뒤 이 대표의 무기한단식농성 시작과 함께 1인 시위를 이어가기로했다.

조문규ㆍ전민규 기자, 영상편집 조수진, 영상 [국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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