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당신] “정밀의학으로 개인별 맞춤치료 … 암 환자 인간답게 살도록 돕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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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의료원이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후마니타스 암병원’ 건립에 나선다. 환자의 인간다움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최첨단 암전문 진료기관을 만드는 게 목표다. 핵심 진료 모델은 환자 개인을 중심에 놓는 ‘정밀의학’이다. 암병원 건립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임영진 의무부총장의 설명이다. “정밀의학은 암의 병기, 증상은 물론 유전적 특징, 직업, 생활환경, 식습관까지 모든 개인정보를 종합·분석한다. 이를 토대로 맞춤 치료법을 제공해 치료 성공률을 올리고 후유증을 최소화할 것이다.”

인터뷰│ 임영진 경희대 의무부총장 겸 경희의료원장

임 의무부총장은 뇌질환 분야에서 정밀의학·수술을 선도하는 세계적 권위자다. 양성 뇌종양 치료는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게 원칙이다. 재발 같은 후유증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다. 그러나 종양이 위험한 부위에 있어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도 많다. 이런 환자를 대상으로 그는 1991년부터 새로운 치료법인 ‘감마나이프 수술’을 시작했다. 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방사선에너지를 종양세포에만 쪼여 뇌질환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그는 지금까지 수술을 3000례 이상 진행하며 정밀 암수술 분야를 개척했다. 그는 “전이성 뇌종양의 경우 감마나이프 수술을 하면 다른 치료에 비해 국소 재발률이 7~15% 낮고 합병증이 적다”며 “입원 기간은 1~2일밖에 안 되고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 체력이 약한 암 환자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4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감마나이프 수술이 뇌종양 치료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아서다. 그는 “경희의료원에는 뇌종양 분야의 우수한 전문 의료진이 대거 포진해 있다”며 “정밀의료팀을 중심으로 국내외 임상연구를 주도하고 진료·특허출원 같은 성과를 낸 것이 수훈의 배경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뇌질환 정밀의학의 선두주자인 만큼 후마니타스 암병원의 진료 모델 정착에 임 의무부총장이 기여할 부분은 많을 것이다. 경희의료원 측은 이미 정밀의학·수술팀을 구성해 환자 개인별 맞춤치료를 실현하고 있다. 더 나아가 암병원을 세계적 수준의 정밀의료기관으로 만들기 위한 역량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그는 “해외 우수 암병원, 연구소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개인별 특성에 따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전 과정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공동 연구에 활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후마니타스 암병원의 최종 지향점은 치료를 넘어 개인의 삶에 맞춰져 있다. 몸과 마음을 온전히 치유해 환자들에게 더 나은 삶과 미래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임 의무부총장은 “암이 치료됐다고 해도 통증에 시달리고 잠을 잘 못 자고 삶에 대한 의욕이 없다면 치료의 진정한 의미가 없다”며 “미술·음악·동물·웃음·영화 치료와 연계해 환자의 삶과 가족관계의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후마니타스 암병원은 27일 착공식을 시작으로 환자 중심의 치유 공간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후마니타스 암병원을 통해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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