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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인류가 처음 겪는 저출산·고령화 ‘새로운 어른 시장’을 주목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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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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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시니어 트렌드
사카모토 세쓰오 지음
김정환 옮김, 한스미디어
392쪽, 1만7000원

인류가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 저출산·고령화 사회가 현실이 됐다. 우리 삶은 어떻게 바뀌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를 모색한 책들이 연이어 출간됐다. 이 중 일본의 마케팅 전문가가 쓴 『2020 시니어 트렌드』는 ‘새로운 어른들이 만드는 거대 시장의 출현’이라는 관점에서 고령화 사회를 바라본 책이다. 일본의 변화상 위주로 풀어가고 있지만,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소비의 주역으로 부상한 50대 이상 ‘50+세대’의 특징은 이렇다. 정년 퇴직과 자녀의 독립을 통해 ‘가족을 일단 졸업’하고 새로운 인간관계에 발을 디딘다. 특히 70대 여성을 일컫는 ‘L(레이디)70’이 소비의 중요한 축을 맡아 ‘나홀로 소비’와 ‘여성 동료 소비’를 이끌어간다. 가족 관계의 변화도 두드러진다. 조부모 세대가 ‘보살핌 받는 노인’에서 ‘보살펴 주는 주체’로 변화한다. ‘모녀 커뮤니케이션’이 점점 강화돼 함께 쇼핑이나 여행을 즐기는 ‘모녀 소비’가 왕성해지는 것도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책은 이러한 ‘새로운 어른 시장’이 갖는 잠재력에 주목했다. “고령자 세대 내부에서의 커뮤니케이션과 세대 간 교류·협력이 활성화되면서 새로운 소비가 창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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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미래
조영태 지음, 북스톤
272쪽, 1만5000원

인구학자인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쓴 『정해진 미래』는 저출산·고령화가 빚어낼 ‘정해진 미래’의 모습을 전망하면서, 이에 맞춰 전략적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한다. “현재 한국은 다운사이징에 대한 대비책이 없다. 오로지 출산율을 어떻게든 높이는 데에만 골몰하는 모양새다. 과거 출산율만 떨어뜨리면 먹고사는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믿었던 것과 흡사하다”(199쪽)는 지적이 설득력 있다. 작아지는 사회에 맞도록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건강 관리·증진 전략과 해외 공적원조 사업 등 저자가 제시한 대응책이 충분하진 않지만, 발상의 전환 차원에서 귀담아 들을 만하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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