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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교수」어떤 징계 받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시국선언」형식으로 정치의 민주화와 대학의 자율화를 촉구했던 이른바 「선언교수」들에게 크고 작은 징계조치가 끊이지 않고있다.
4일 현재 서울대를 비롯, 부산대·전남대·고대·한신대 등 5개대학 36명의 교수가 재임용을 위한 반성문 제출을 요구받거나, 정기승진제외, 연구비지급제외, 보직임용탈락, 해외연수제외, 외국초청연구출장에 각서요구, 평가교수 취임취소 등 모두41건의 제재를 받았다.
또 성균관대 25명을 비롯, 외대·한남대 등에서 「선언교수」가 학생성적처리감사를 받기도했고, 2중제재를 받기도 했다. 「선언교수」문제에 관한한 문교부는 대학에, 대학은 상부기관에 책임을 미루기만 하는 가운데 음양의 제재가 계속되고 있는데 이같은 사태가 언제까지 갈지에 대해서는 문교부나 대학 모두 입을 다물고 있다.
선언교수는 지난 6월2일 「교수단선언」의 23개대 2백65명외에 대학별로는 29개대 7백83명. 이가운데 1백38명이 「교수단선언」에도 가담했다.
이들에 대한 유형별 징계내용을 알아본다.
◇연구비지급제외=문교부는 지난해 47억원이던 대학교수학술활동조성비를 교수의 연구활동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올해는 2배가 넘는 99억원으로 책정했으나 「선언교수(9백10명)」는 대상에서 완전 제외했다.
문교부는 연구비 지급을 위해 차관을 위원장으로하는 학술진흥위원회를 두고 각 대학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기초과학을 비롯한 과학기술분야연구소등에 64억원을 배정하고, 전임교수 숫자비례로 각 대학에 모두 16억원을, 개별교수의 자유과제를 공모로 선정해 12억원, 그리고 7억원을 해외교류 등 활동에 쓰도록 하고있다.
그런데 문교부가 직접 심의하는 연구소나 공모과제학술교류외에 대학별로 할당한 일반과제연구비지급에서 빠져, 「선언교수」는 1명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서울대의 22명, 고대1명, 부산대 2명의 교수가 신청을 했다가 대학당국으로부터 거부당했다. 서울대의 경우 ▲이동렬(불문) ▲김남두(철학) ▲정옥자(국사) ▲최갑수(서양사) ▲이명현(철학) ▲김영무(영문) ▲서대석 (국문) ▲임현진(사회) ▲이지순(국제경제) ▲최명(정치) ▲양동휴(경제) ▲김영식(화학) ▲주광렬(화학) ▲김두철(물리) ▲이준규(물리) ▲임정빈(미생물) ▲윤순창(대기과학) ▲김구(해양) ▲소광섭(물리교육) ▲강석호(산업공학) 교수 등이며 고대는 김기영교수(통계), 부산대는 박재환(사회) 채상식(사학) 교수 등이다.
◇정기승진 제외=전남대의 송기숙(국문) 명노근(영문) 교수등 2명과 부산대의 김석준교수(일반사회교육)가 오는 2학기정기승진 심사대상에서 제외됐다.
송교수는 조교수로 18년, 명교수는 부교수로 10년을 근무, 승진연한을 넘기고 다른 결격사유가 없으나 정기승진에서 제외됐다.
한편 충북대에서도 선언교수5명이 정기승진대상자 명부에서 제외됐었으나 교수들의 항의로 번복되기도 했었다.
◇재임용조건 반성문=서울대는 오는9월 재임용대상인 임현진 이성원(영문) 윤인섭(화공) 교수등 3명에게 「시국선언에 서명한 것을 반성하며 앞으로 시국관련선언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자술서를 제출토록 해당대학장을 통해 통보했다.
이같은 조치에 대해 林교수 등은 『절대반성문을 내지 않겠다』고 맞섰고 동료선언교수들도 『선언을 이유로 이들 교수를 재임용에서 탈락시킬 경우 집단사표를 내겠다』며 거부하자 소속단과대 학장이 대신 각서를 냈다.
◇보직금치=서울대의 김광억(인류학) 이인영(노문학) 이은철(원자핵공학) 교수등 3명이 학과장을 사퇴했으며 이준구교수(경제학)는 기숙사 사감 발령이 취소됐다.
부산대의 경우 박재환 김석준교수등 2명이 보직사퇴요구를 받고 이를 거부하자 보직해임당했다.
전남대 명노근교수도 영문과 학과장으로 추천되었으나 임명이 거부됐다.
◇유학 해외초청제한=서울대 정운찬교수(경제학)는 영국문화협회 초청으로 9월초 1년동안 연구여행을 떠나려 했으나 학교측이 선언관련 자술서와 각서를 요구, 이에 불응하자 영국대사관에 통보하여 출국할 수 없도록 했다.
한신대 박판영교수(경영학)는 학장의 추천을 받아 서독에 국비유학을 신청했으나 문교부로부터 파견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전남대 송기숙교수도 서독학술교류처로부터 초청을 받아 해외출장 신청을 냈으나 거부당했다.
◇성적감사=문교부는 성대·외대·한남대등 3개 대학에 대한 정기감사를 벌이며 성대의 25명을 비롯,「선언교수」들의 성적처리를 감사했다. <한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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