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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두산 감독 "한국시리즈 대결 선호팀? 묻지 마세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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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대결 선호팀? 묻지 마세요."

두산 베어스가 2016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에서 우승했다.

두산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9-2로 이기고 9연승을 달렸다. 아울러 90승(1무 46패) 고지를 밟고 1995년 이후 21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 축포를 터뜨렸다. 이로써 두산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르게 됐다. 두산은 올 시즌 굳건하게 1위 자리를 지켰다.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단 이틀(8월 6일, 10일)뿐이었다. 2위 NC와의 승차는 11.5경기다.

그러나 우승을 눈앞에 둔 두산 선수들은 다소 긴장한 기색이었다. 2회부터 5회까지 주자가 출루했지만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반면 최하위 kt는 6회 초 오정복의 적시타로 선제점을 올렸다. 두산은 위기에 강했다. 바로 6회 말 오재일의 투런 홈런과 상대 3루수 실책으로 순식간에 3점을 올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타격감을 찾은 두산은 계속 점수를 올렸다. 7회 말 이원석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보탰고, 8회 오재원, 허경민, 김재호, 박건우의 연속 적시타로 8-1까지 점수를 벌렸다.

두산 선발 장원준은 6이닝 동안 8개의 안타를 내줬지만 8개의 삼진을 잡고 1실점으로 호투했다. 장원준이 15승(6패)째를 올리면서 두산은 니퍼트(21승)·보우덴(17승)·유희관(15승) 등 한 시즌 15승 이상 투수를 4명이나 배출하게 됐다. 프로야구 35년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평균 또는 그 이상의 활약을 해줬다"고 평가했다. 미국에 진출한 김현수(28·볼티모어)의 공백은 박건우(26)·김재환(28)·오재일(30)에 함께 메웠다. 정수빈(26)의 백업이었던 박건우는 올해 타율 0.334를 기록하며 주전으로 도약했다. 10년 가까이 유망주에 머물렀던 오재일(26홈런·87타점)과 김재환(36홈런·116타점)도 동시에 폭발했다. 두터운 선발진과 강력한 장타력을 앞세운 두산의 선 굵은 야구는 김 감독의 스타일을 닮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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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사실 올 시즌 긴장을 하고 시작했다. 계속 1위를 달렸지만 압박감도 컸다. 특히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까지 한 달 동안이 힘들었다. 불펜 투수 정재훈이 오른팔 골절이 빠지면서 타격이 컸다. 다른 선수들이 빨리 페이스를 끌어올려서 다행이었다"고 했다. 우승의 원동력은 소통이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끼리는 물론 선수와 코칭 스태프간에도 대화를 잘한다"며 "감독은 선수 본인이 야구를 하는데 도와주는 역할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제 김 감독의 다음 목표는 통합 우승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 우승팀이 다른 목표가 있겠나. 당연히 우승이 목표"라며 "오늘 목표의 절반만 이루었다. 정규시즌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부족한 점을 잘 메워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시리즈에서 만나고 싶은 팀을 묻는 질문에는 "묻지 마세요"라며 웃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사진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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