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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시의회 자리 '나눠먹기, 3개월간 일 않고 의정비 받아"비난

중앙일보

입력

의장 자리를 놓고 3개월간 다툼을 벌였던 사천시의회가 정상화됐다. 그러나 의원들이 의장단 구성을 놓고 ‘나눠먹기’를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3개월간 의회가 제 역할을 못했는데도 의원들이 의정활동비를 받아간 것도 논란이다.

사천시의회는 지난 21일 제20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김현철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지난 7월 4일 김현철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최용석 의원이 출마해 의장 선거를 치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파행이 시작된 지 80일 만이다.

사천시의회는 새누리당 8명과 더민주 2명, 무소속 2명 등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의장선거 과정에서 새누리당에서 의장 후보에 대한 생각이 다른 의원 2명이 더민주·무소속과 연합을 했다. 1차 선거에서 양측 모두 반수를 넘지 못한 6대 6을 기록했다. 이 상태로 3차 결선투표까지 가면 연장자인 김 의원이 될 가능성이 커졌고, 최의원 측 의원들이 1차 선거 후 전원 의사당에서 퇴장을 하면서 파행이 계속됐다.

하지만 지난 20일 김의원 측과 최의원 측이 합의를 하면서 21일 김 의원이 최종 의장에 당선됐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 측이 의장·부의장·행정위원장을 맡고 최의원 측이 운영위원장·산업건설위원장 등 2자리를 맡기로 합의한 것으로 드러나 ‘나눠먹기’ 논란이 일고 있다.

의장단 구성을 놓고 양쪽이 마찰을 빚으면서 그동안 사천시의회는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사천시가 최근 180억 규모 2차 추가경정예산안과 도시계획 관련 조례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의회는 의장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접수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의원 12명은 7~9월분 의정활동비 1억3212만원을 받아갔다. 일은 하지 않고 의정비만 챙겼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신임 김 의장은 “그동안 시민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다른 시·군의회도 7~8월에는 임시회를 열지 않고 지역구 활동을 하기 때문에 의정비를 받은 것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사천=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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