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연필 한자루도 북한 수출 안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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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울프스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축·비확산 선임국장은 21일(현지시간) 중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전략물자를 조금이라도 수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하거나 조금이라도 관련된 물질이라면 연필 한 자루건, 금 1온스건, 석탄 한 무더기건 그 양이 중요하지 않다”며 “인도적 지원 목적이라는 게 확실히 증명되지 않으면 대북 수출은 금지된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 우드로윌슨센터에서 동아시아재단과 현대차·KF 한국연구센터 주최로 열린 ‘제4차 한미대화’ 세미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울프스탈 국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추진 중인 추가 대북 제재와 관련 “최우선 과제로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며 “대북 압박과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가까운 시일 내 중국 등 다른 국가들과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벤 로즈 NSC 부보좌관도 20일 “중국은 다양한 물자와 기술의 대북 수출 차단을 촉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로즈 부보좌관은 지난 19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의 회동과 관련 “모든 수준에서 중국 측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며 “중국이 후속 조치를 취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알렸다. 그러나 리 총리는 21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하며 대북 제재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울프스탈 국장은 “한국이 자체 핵무기 보유를 추진하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도, 한국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미군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를 놓고도 "대북 억지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반대를 재확인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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