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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륜 가위질심해 영화 못만들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중견 영화감독 김수용씨(57)가 30일 자신이 감독한 영화『허튼소리』가 한국공연윤리위원회(위원장 이령희)로부터 10군데나 가위질 당한데 항의, 『영화감독생활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선언했다.
김감독은 30일「메거폰을 놓으면서」란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 『영화에 대한 편견과 무지에 가득찬 이령희위원장이나 이동규심의위원 등이 공륜에 있는한 아픈 마음으로 메가폰을 놓고 영화감독생활을 끝맺겠다』고 선언했다.
김감독은 성명서에서 『공륜의 심의전에 조계종스님들에게 시사회까지 거쳐「괜찮다」는 승낙까지 받은 작품을 10군데나 가위질한 것은 영화의 생명인 창의성을 말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걸레스님 중광의 일대기를 영화화한 『허튼소리』는 한때 일부스님들의 제작중지요구에 부닥쳤었으나 완성된 영화를 본 스님으로부터 『전체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는 호의적 승낙을 받았었다.
이영희 위원장은 『「종교를 모독하거나 공서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부분은 삭제한다」는 영화법규정에 따라 정당히 처리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이위원장은 ▲방생의식 도중 중광이 물고기를 산채로 씹어먹는 장면 ▲중광이 절에서 옷을 벗긴채 쫓겨나는 장면 등은 종교를 왜곡, 모독할 우려가 큰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광이 분뇨를 뒤집어쓰는 장면 ▲온몸에 석유를 붓고 분신자살을 기도하는 장면 등은 혐오감을 일으키며 ▲산중에서 발견한 무명병사의 유골을 함게 묻어주면서 「왜 싸웠나, 극락에 가서는 평화롭게 살자」며6.25를 회상하는 장면은 안보상의 문제가 있고 ▲전라스트라킹장면 ▲남성 성기에 붓을 매달고 그림을 그리는 장면 ▲호화 사우나탕에 뛰어드는 장면 등은 과대노출·위화감조성 등의 이유로 자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감독은 『이미 사전에 시나리오심의를 받아 촬영한 것이며 영화의 전체적 흐름으로 볼 때 문제가 되지 않느다』고 항변했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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