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군사분계선 30㎞ 앞까지 미군 B-1B 2대 출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기사 이미지

미국은 21일 오후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군사적 대응 조치로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랜서) 2대를 지난 13일에 이어 한반도 상공에 다시 전개했다. 이 중 1대는 우리나라에 처음 착륙했으며, 한시적으로 평택 오산공군기지에 머물 예정이다. 마하 2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는 B-1B는 스텔스 기능을 갖춰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고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오산기지에 착륙한 B-1B가 수평 꼬리날개를 세워 속도를 줄이고 있다. [사진 강정현 기자]

미 초음속 폭격기 B-1B(일명 랜서) 2대가 21일 군사분계선(MDL) 인근까지 근접 비행했다. 미 전략폭격기가 군사분계선 부근 30㎞까지 출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랜서의 군사분계선 근접 비행은 핵·미사일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향한 강력한 압박 메시지라고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전했다.

알려진 것보다 빠른 마하2 속도
2대 중 1대는 당분간 오산기지에

괌 앤더슨기지에서 출발한 B-1B 2대는 강원도 동부전선을 거쳐 군사분계선 남쪽 30여㎞에 위치한 경기도 포천시 미군 영평사격장 상공까지 북상한 뒤 오산기지로 돌아왔다. B-1B에는 각종 미사일과 지하시설 파괴용 유도폭탄 등이 탑재된 상태였다. 한국 공군 F-15K 2대와 미 공군 F-16 2대도 B-1B를 호위했다. B-1B 1대는 오산기지에 착륙했고 1대는 괌으로 돌아갔다. 토머스 버거슨 미7공군사령관은 “한·미 동맹은 더 굳건해지고 있으며 한반도와 역내 안보를 지키고 방어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보여주는 것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옵션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B-1B가 오산기지에 착륙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괌 기지 복귀 시점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당분간 한국에 대기하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지속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B-1B의 최대 강점은 속도다. 주한미군은 지난 13일 B-1B가 한반도에 출격했을 때 배포한 자료를 통해 B-1B가 마하 2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에 알려진 마하 1.2보다 빠르다. 마하 2의 속도로 비행하면 괌 앤더슨기지에서 평양까지 1시간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주한미군이 지난 13일에 이어 다시 B-1B를 출격시킨 것은 북한의 도발에 가장 신속하게 응징 보복할 수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글=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