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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승 합작, 두산왕국 일군 ‘판타스틱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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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프로야구 두산이 올 시즌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2위 NC를 11.5경기 차로 제치고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두산은 남은 8경기에서 1무만 기록하면 우승이 확정된다.

니퍼트, 다승·승률·평균자책점 1위
다승 2위 보우덴은 탈삼진 선두
두산, 21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 눈앞

1995년 이후 21년 만에 우승을 앞두고 있는 두산의 원동력은 강력한 선발진이다. 더스틴 니퍼트(35·미국)-마이클 보우덴(30·미국)-장원준(31)-유희관(30)으로 이어지는 4명의 투수에게는 ‘판타스틱4’라는 근사한 별명까지 붙었다.

정규시즌 잔여경기 일정을 보고 김태형(49) 두산 감독은 “(투수 4명을 모두 선발로 쓸 필요가 없으니) 한 명을 구원으로 돌려야 하나? 가위바위보를 시켜야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만큼 두산 선발진에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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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타이틀도 두산 선수들의 잔치다. 두산에서 6년째 뛰고 있는 니퍼트는 올시즌 21승(3패)을 거두며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보우덴이 2위(17승7패), 유희관은 3위(15승5패)다. 14승(6패)의 장원준은 신재영(넥센)·헥터(KIA)와 공동 4위다. 장원준이 1승만 추가하면 두산은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시즌 15승 이상을 올린 투수를 4명이나 보유하게 된다.

다승왕·승률왕(0.875)을 굳힌 니퍼트는 2승만 추가하면 대니얼 리오스(22승·2007년 두산)를 넘어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승 기록을 세운다. 니퍼트는 평균자책점(2.92) 부문까지 3관왕을 노리고 있다. 보우덴은 탈삼진(150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두산은 한 시즌 최다 선발승 기록 경신도 앞두고 있다. ‘판타스틱4’가 67승을 합작한 두산은 이미 선발승 73개를 따냈다. 2승만 추가하면 정민태·김수경·임선동이 나란히 18승으로 다승왕을 차지했던 2000년 현대의 선발승(74승) 기록을 넘어선다. 두산의 쌍두마차 외국인 투수 니퍼트와 보우덴은 올 시즌 38승을 합작, 2007년 두산의 외국인 듀오 리오스와 맷 랜들(12승)이 함께 거둔 34승을 이미 뛰어넘었다.

두산 선발진이 강한 이유는 네 명의 스타일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니퍼트의 직구 구사율은 60.4%로 선발투수 중 가장 높다. 그러나 타자들은 니퍼트의 직구를 알고도 못 친다. 2m3㎝의 장신에서 내리꽂는 니퍼트의 직구 스피드는 최고 시속 156㎞나 된다. 역시 장신(1m91㎝)인 보우덴의 주무기도 직구다. 보우덴의 직구 구종가치(특정 구종이 투수의 실점을 얼마나 줄였는가를 나타내는 기록)는 18.6으로 전체 1위다. 그럼에도 보우덴은 니퍼트처럼 직구 위주로 던지지 않고 커브와 스플리터, 슬라이더 등을 다양하게 구사한다. 시즌 초 단조로운 투구 패턴을 보였던 보우덴은 중반 이후 다양한 변화구를 활용하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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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 장원준은 올라운드형이다. 구위가 압도적이진 않지만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4가지 구종을 골고루 잘 던진다. 상대 타자와 상황에 맞게 다양한 무기들을 꺼낸다. 올해는 직구의 위력이 특히 좋아졌다. 직구 평균 스피드를 140.7㎞에서 142.0㎞로 끌어올렸다. 공은 느리지만 제구력이 탁월한 유희관은 4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뒀다. 왼손 유희관은 지난해까지 오른손타자를 상대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싱커를 많이 던졌다. 올해는 몸쪽으로 파고드는 슬라이더를 공격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제구력이 좋아진 덕분에 몸맞는공을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한 승부를 즐기고 있다.

두산의 유일한 약점은 불펜이었다. 그러나 이달엔 불펜진까지 강화돼 선발진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이달 초 경찰청에서 전역한 홍상삼(26)이 마무리투수로 맹활약하면서 마운드가 더 높아졌다. 2009년 구원왕 이용찬(27)도 21일 상무에서 전역했다. 지난달 3일 타구에 맞아 오른팔 척골이 부러졌던 정재훈(36)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한국시리즈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KIA 양현종 시즌 9승

KIA는 광주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선발 양현종의 6이닝 1실점 호투로 5-2 승리를 거두며 4연승을 달렸다. 양현종은 시즌 9승(11패)째를 올렸다. KIA는 0-1로 뒤진 5회 대거 5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했다. 5위 KIA는 6위 SK와의 승차를 3.5경기로 벌렸다. LG는 잠실에서 2위 NC와 연장 12회 접전 끝에 1-1로 비겼다. 대구에서 롯데는 삼성을 10-9로 물리쳤다. 삼성 박해민은 프로야구 최초로 한 경기에 3루타 3개를 기록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프로야구 전적(21일) ▶NC 1-1 LG(연장 12회)
▶넥센 2-5 KIA ▶롯데 10-9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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