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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 다세대 주택 신축 규제를"|홍은3동265 1백60여 가구 주민 진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 기사는 최근 갑자기 늘고있는 다세대 주택으로 인해 일조권과 사생활을 침해당하고 있는 데다 다세대 주택의 생활폐수가 인근 단독 주택에까지 그대로 스며들어 피해가 크다는 홍은3동 26 5일대1백60여 가구 8백여 주민들의 진정에 따라 취재 보도합니다.
홍은3동 265일대 주민들은 최근 이곳 공터 자투리땅에 들어섰거나 건설중인 20여 채 1백여 가구의 다세대 주택으로 인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시청에 시정을 호소하고 있다.
백련산 밑 고지대로 축대 높이가 2∼5m의 계단식 택지인 이곳에 지하 1층, 지상2층의 다세대 주택이 들어섬으로써 이웃 단독 주택들은 햇볕이 제대로 들지 않고 집안이 훤히 들여다보여 사생활에 침해를 받고 있다는 것. 더구나 축대 밑의 기존 주택은 바로 위의 다세대주택이 축대 높이만큼 더 높아져 4층 높이의 그늘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다세대 주택이 기존 주택가로 둘러싸인 공터에 세워지고 있어 건물 지하 밑의 정화조가 하수도보다 낮아 생활폐수가 하수도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대로 부근 주택에 스며들고 있다는 주민들의 이야기.
홍은3동 265의 221에 사는 박성규씨(59)는 『지난해 7월 바로 위에 다세대 주택이 들어서면서부터 지하실에 물이 차기 시작했다.』며, 『다세대 주택에서 하수구와 정화조의 물을 2m 높이의 도로 하수도로 뿜어 올리지 않고 그대로 흘려보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이곳 전체주민 4백여 가구 1천여 명의 식수를 제공하고 있는 신흥사 밑 가압 저수탱크 바로 1m 옆에까지 다세대 주택을 짓고 있어 식수원 마저 오염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
또 주민들은 폭8m의 좁은 콘크리트포장 골목길로 다세대 주택 건축 자재를 실어 나르는 대형트럭과 중장비 차량들이 다녀 큰 도로로 통하는 유일한 길이 크게 망가져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112호에 사는 주민 정운표씨(53)는『30∼40도의 급커브 경사길이 많아 겨울철이면 통행에 불편이 많았는데 이제 2∼3층의 다세대 주택이 골목길 곳곳에 들어서 그늘이 더 질 것이므로 겨울철이면 빙판 길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며, 큰 도로로 통하는 다른 길을 새로 내줄 것을 요구했다.
◇다세대 주택 건축업자의 말=관할구청의 건축허가를 받아 설계에 따라 짓고 있다. 이곳은 계단식 택지의 고지대로 기존 도로 밑에 설치된 하수도가 다세대 주택의 정화조보다 높은 곳이 있으나 이곳에는 펌프시설 등을 갖추겠다.
◇서대문구청 관계자의 말=문제가 된 다세대 주택의 건물주에게 정화조 시설의 보수를 지시했다. 우회도로의 신설은 구청에서 결정할 수 없는 문제다.
단독 주택지역에 다세대 주택건축을 규제하고 싶지만, 건축업자들은 법적으로 가능한 것을 왜 행정규제로 막으려 드느냐 며 반발해 어려움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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