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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 가구 줄줄이 입주…싼 전세 찾아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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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서울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윤동현(31)씨는 신혼집으로 하남시에서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전세를 알아보고 있다. 서울 도곡동에 있는 직장과 가까운 데다 예상보다 전셋값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윤씨는 “새 아파트인데도 시내의 오래된 아파트보다 전셋값이 싼 곳이 많다”며 “입주 예정시기 2~3개월 전부터 입주 아파트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셋값 싸도 대출 많은 집 피하고
계약 때 분양계약서 꼭 확인을

올 가을 전세 가뭄을 해소해줄 입주물량이 쏟아진다.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는 수요자라면 올 가을 신규 입주하는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신규 입주 단지는 전셋값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 입주 때 전세 물건이 한꺼번에 나오는 데다 집주인이 아파트 잔금을 확보하기 위해 전세로 물건을 내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새 아파트여서 주거 여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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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올해 9~11월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전국 7만3365가구에 달한다. 입주가 쏟아졌던 지난해 같은 기간(7만0539가구)보다 많은 물량이다. 거주 의무기간이 있어 당장 전세 물건이 나오기 어려운 공공물량을 제외해도 5만 가구가 넘는다. 가을철 입주 아파트 가운데 91%는 전세 수요가 많은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다.

지역별로는 서울(7072가구)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3만1350가구, 지방에서 4만2015가구의 입주가 진행된다. 수도권 입주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10% 늘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위례 신도시, 하남 미사강변도시 등 대규모 신도시·택지지구 입주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올 가을 서울 입주물량은 많지 않지만 수도권 입주 아파트는 비교적 서울 접근성이 좋은 편”이라며 “하남 미사, 위례 신도시 등 입주물량이 많은 곳 위주로 저렴한 전셋집을 구하기 쉬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는 9월 인천 송도 에듀포레 푸르지오 1406가구, 미사강변2차 푸르지오 1066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10월에는 e편한세상 광주역 2122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11월은 왕십리뉴타운 센트라스 1·2차 2529가구, 위례신도시 위례자이(517가구) 입주가 진행된다. 이달 입주하는 송도 에듀포레 푸르지오의 전용 84㎡ 전셋값은 3억5000만~3억8000만원, 미사강변2차 푸르지오는 4억~4억3000만원 수준이다. 송도 K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변 인프라가 대부분 갖춰진 상황이라 새 아파트의 전셋값이 아주 낮게 형성되진 않았지만 인근 5~10년 된 아파트와 비슷한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에서는 9월 세종시에 946가구와 경북 영주시에 1564가구 등 총 8819가구가 입주한다. 10월에는 부산시 사하구 1068가구와 광주전남혁신도시 1714가구를 포함한 총 1만495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11월 입주 예정물량은 부산 명지국제신도시 1664가구, 대전 도안지구 1460가구 등 총 1만8246가구다.

새 아파트에 전세 들 세입자라면 따져봐야 할 것도 많다. 준공 전에는 등기부등본이 없기 때문에 계약 때 분양계약서를 확인하고 사본을 챙겨야 한다. 임대인이 실제 아파트 계약자가 맞는지, 분양권에 가압류가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등기가 나지 않은 상태라도 사용승인이나 준공검사를 마쳤다면 전입신고를 할 수 있다.

등기가 난 후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대출하기 위해 집주소를 잠시 옮겨달라고 요구해도 주소지는 이전하면 안 된다. 주소를 옮긴 사이 가압류 등이 들어오면 다시 전입신고를 해도 상환 후순위가 된다. 전셋값이 싸도 대출이 많은 전셋집은 피해야 한다. 자칫 경매에 넘어가면 전세보증금을 떼일 수 있다.

재계약 시점에 전셋값이 많이 오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새 아파트 입주물량은 초반에는 전셋값이 싸게 형성되지만 입주가 본격화하고 인프라가 갖춰지면 전셋값이 크게 뛰는 경향이 있다”며 “무조건 싸다고 움직이지 말고 2년 뒤 오른 전셋값을 감당할 수 있는지, 새 세입자를 쉽게 구해 보증금을 무사히 돌려받을 수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함승민 기자 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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