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애플, 자율주행차 개발 포기?…담당 인력 대규모 해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애플이 자체적인 자율주행차 개발 사업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미국 매체의 보도가 잇따라 나왔다.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난해 초 이후 1년9개월여 만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10일(미국시간) 애플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타이탄(Titan)’이라는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비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애플이 관련 인력 수십명을 줄이고 개발 규모도 일부 축소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이번 일을 지난 7월 타이탄 프로젝트 총괄로 부임한 밥 맨스필드가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밥 맨스필드는 타이탄 프로젝트의 지휘자였던 스티브 자데스키가 올해 초 개인적인 이유라며 회사를 떠난 뒤 타이탄 프로젝트를 총괄해 왔다.

기사 이미지

구글의 자율주행 전기차. [중앙포토]

맨스필드는 스티브 잡스의 오랜 친구로 2013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런 그가 7월 타이탄 프로젝트 총괄로 복귀한 것도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사업의 변경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애플에서 중요 인물이긴 하지만 자동차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애플은 그간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인력을 채용·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는 애플이 자율주행기술 엔지니어를 비롯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자동차 엔지니어 등 전기차 관련 엔지니어 수백명을 고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 인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다른 회사와 충돌을 일으키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15년 “애플이 우리 직원을 빼내가려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배터리 메이커 A123시스템스LLC는 “애플이 우리 회사 핵심 엔지니어와 화학자를 빼내갔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관련 인력을 정리하면서 사실상 ‘애플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비지니스 인사이더는 “애플의 타이탄 프로젝트에서 자동차 부문은 사라진 것 같다”며 “애플카는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은 애플뿐 아니라 다른 정보통신(IT)·완성차 업체도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은 지난 수년간 자율주행차 연구에 집중, 실험한 거리가 150만 마일이 넘는다. 전기차의 대명사가 된 테슬라도 오토파일럿이라는 자율주행기능을 선보였다.

또 벤츠와 BMW, 포드, GM, 볼보 등 기존의 완성차 업체도 5년 이내에 자율주행 자동차를 시판할 수 있다고 밝혀 왔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