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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교과서 일부만 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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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최철주특파원】한일간 크게 문제됐던 일본의 교과서 왜곡내용이 일본문부성의 지시에 따라 「일본을 지키는 국민회의」가 최종 수정작업을 끝내 『신편일본사』로 출판됐으나 지엽적인 부분만 표현과 어휘를 고쳤을 뿐 전체적으로 「침략」이라는 표현이 누락되는 등 핵심적인 내용은 여전히 시정되지 않은 것으로 8일 밝혀졌다.
새로 수정된 이 교과서의 한일관계 내용을 보면 여전히 일본이 대한침략의사는 없었고 선의의 국교를 시도했으나 한국 측의 거부로 정한론이 대두되었다고 기술하고 침략과정에서의 토지약탈·창씨개명강요·신사참배강제·일본어 강제교육 등 황국사관의 복고조 흐름으로 돼있는 기술내용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화도사건도 단지 측량을 포함한 시위행동만을 한 일본군함에 대해 조선 측이 먼저 포격해 일본측도 정당방위를 한 것으로 기술, 일본측의 행위를 「측량을 포함한 시위행동」으로 모호하게 표현했고, 강화도조약 체결도 강제로 한 것이 아니라 「사절을 파견, 체결케 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한일합방도 안중근 의사의 「이토·히로부미」저격사건 때문에 조인된 것처럼 기술했으며 제2차 한일협약에 있어서도 강제로 체결했다는 언급 없이 다만 한국의 외교권을 「접수하여」라는 당초 표현을 「손에 넣고」라는 식으로 표현만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임나일본부설을 사실인양 그대로 기술하고 당시 일본 대화정권이 백제·신라에 대해 군사지휘권을 가진 것처럼 기술하고 있다.
한편 「미카나기」 주한일본대사는 7일 하오 일본정부가 고교역사교과서 『신편일본사』의 왜곡기술부분을 시정 조치한 내용을 외무부에 통고했다.
이 통고내용은 ▲장사(건달)로 표현된 안중근 의사를 「지도자」로 ▲한일합병조약을 「조인되어」로 되어있는 것을 「강요하여 조인시켜」로 ▲3·1운동부분 중 「유혈참사를 야기시켜 군대가 출동」으로 돼있는 것을 「군대가 출동하여 유혈참사가 되었다」고 고치는 등 모두 24개 부분으로 되어 있다.
이밖에 수정내용은 강제동원 항목 중 「군에 편입되어」를 「징병되어」로, 관동대지진항목 중 「불상사」를 「참혹한 사건」으로 고쳤으며 전두환 대통령의 방일항목 중 「전대통령도 방일하여 양국간의 우호 친선을 맹세」라고 되어있던 것을 「전대통령의 내일에 의해 양국의 우호관계가 일·한 신 시대로 불릴 단계에 이르렀다」로 고쳤다.
이번 추가 수정한 내용들은 교과서 본문에 반영치 않고 이미 교과서제작이 끝났다는 이유로 별도부록으로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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