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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검 등 현직 검사 10여 명 ‘김형준 녹취록’ 관련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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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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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검사가 연루된 ‘고교 동창 스폰서’ 의혹을 감찰 중인 검찰이 서울 서부지검 부장검사 등 현직 검사들을 조사하기로 했다. 이들은 7일 공개된 김형준(46·사진) 부장검사와 고교 동창 김모(46·구속)씨의 통화 녹취록에서 김 부장검사가 김씨의 사기·횡령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만났거나 함께 식사를 한 것으로 나타난 이들이다.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은 8일 “현 단계에서 녹취록에 등장하는 검사들을 감찰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아니지만, 의혹이 제기된 만큼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소명 자료 등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사 대상에 오른 현직 검사는 10여 명이다. 김 부장검사와 김씨의 녹취록에는 김 부장검사가 “왜 내가 서부 부장들 다 여의도 메리어트 식당에 다 불러서, 1부장부터 공안부장만 빼고, 다 자연스레 친해지고, XXX도 나 나름대로 얼마나 머리 썼겠어”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다.

특별감찰팀은 서울남부지검 소속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의 전·현직 검사들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차장검사도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합수단 소속 검사들을 대상으로는 김 부장검사가 단장으로 있던 지난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투자’로 조사 대상이 된 지인 박모(47) 변호사의 사건을 제대로 처리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특별감찰팀은 김 부장검사가 박 변호사에게 수사 대응 방법을 조언해줬는지, 사건을 축소시키려 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특별감찰팀은 김 부장검사가 지난 3월 김씨로부터 1000만원을 받았을 때 박 변호사 부인 계좌를 이용했을 정도로 두 사람이 가까이 지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고양지청 차장검사를 상대로는 김 부장검사가 김씨 사건을 무마할 목적으로 ‘셀프 고소장’을 접수시키는 데 관여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윤호진·채승기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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