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토론방] 로또 판매가·1등 당첨금 낮추면 어떨까-"웬 성급한 손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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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로또복권은 온 국민이 애호하는 레저문화로 자리잡았다. 부담되지 않는 돈으로 로또의 번호를 맞히기 위해 가족.친지와 함께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하나의 사회문화로 정착되고 있다.

지금은 시행 초기와 같은 과열이 사라지고 오히려 매주 판매액이 줄어 흥미가 떨어지는 로또 피로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그러면서 카지노.경마.경륜의 매출이 줄어들고 있어 도박산업을 레저산업으로 대체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1등 당첨액과 구매가격을 낮추자는 의견이 나온 것은 이 같은 추이를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견해로 보인다. 이미 정부에서는 시행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즉흥적인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시장 반응을 좀더 살펴보는 것이 옳다고 결론짓고 설문조사 등을 진행 중이다.

구매가격이나 1등 당첨액을 낮추자는 의견은 얼핏 보면 규모를 약간 축소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로또의 구조를 살펴보면 5억원 이하를 가져가는 수십명의 1등을 만들면 흥미가 감소돼 판매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될 것이 뻔하다.

이는 로또를 기존 주택복권보다 못한 복권으로 전락시켜 로또로 복권시장을 통합 정리하겠다는 목표를 상실할 우려가 있다. 또 한국 로또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투자한 외국의 시스템 사업자나 투자사들이 한국을 외면할 가능성도 있다.

곽보현 미래사회전략硏 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