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이민’ 공약 통했나…하루 최고 56억원 모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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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전격 방문→초강경 이민정책 발표’ 다음날인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 14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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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핵심 측근들이 모인 이 회의에서 내려진 결론은 “우리는 승리했다”는 것이었다.

발표 다음날 백인 부동층 후원 몰려
지지율 차이도 10 2%P로 좁혀
8월 클린턴 1600억원 최고액 모금

이날 오전 그동안 트럼프를 지지해 왔던 히스패닉 단체 상당수가 “트럼프 지지를 철회한다”는 발표를 하는 등 부정적 언론보도가 잇따른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한 회의 참석자는 “선거에서 이겼다”는 말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트럼프 본인도 이날 WP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알지 않느냐”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한때 힐러리 클린턴에게 10%포인트 이상 뒤졌던 구도가 2%포인트 차이(폭스뉴스 조사)까지 좁혀진 것에 고무돼 있었다.

실제 반(反) 이민정책을 발표한 지난달 31일 밤부터 하루 동안에만 트럼프 진영에는 소액 기부금만으로 500만 달러(약 56억원)의 선거자금이 몰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하루 모금액으로는 최고 기록”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에 우편이나 전화를 통한 모금액을 합하면 액수는 더 늘어난다. ‘숨어 있는 보수 백인’들이 집중 후원했다는 분석이다.

WP는 “트럼프는 ‘그동안 다른 정치인들이 건드리지 않았던 이민 문제를 힐러리와 보다 확실하게 차이가 나는 말로 밀고 나가지 않으면 차별화가 안 된다’는 조언그룹의 손을 들어줬다”고 보도했다. 어차피 트럼프 편으로 돌아서지 않을 히스패닉 유권자를 의식하기보다는 백인 부동층을 끌어들이는 쪽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하루 최고 모금액’을 기록했지만 ‘한 달 최고 모금액’은 클린턴의 몫이었다.

CNN은 “지난 8월 한 달 동안 클린턴은 1억4300만 달러(약 1600억원)를 모아 대선전 돌입 이후 월 최고 모금액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기부금 행사를 통해 클린턴이 직접 6200만 달러(약 690억원)를 모았고,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나머지 8100만 달러(약 900억원)를 모금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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